하이투자증권은 28일 기아차의 내년 판매량은 줄겠지만 환율 효과로 이익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 내수는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급속히 악화되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출물량 증가와 환율 상승에 힘입어 상당한 실적 호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감안해 올해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당초 예상치에서 각각 7.2%와 23.2%로 올린 16조 202억5000만원과 3717억7000만원으로 수정했다.

극심한 시장 침체를 반영해 내년도 판매대수 전망치도 예상치에서 11.8% 하향 조정해 105만 540대(내수 32만 440대, 수출 73만 100대)로 낮췄다. 이에 따라 내년도 매출액은 올해보다 1.7% 소폭 증가한 17조 4690억8000만원에 그치겠지만 영업이익은 고환율 덕분에 23.7% 증가한 5668억6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도 기아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30.2%를 내며 올해보다 2.6% 상승할 것으로 봤다.

한편, 최 애널리스트는 기아차의 현금흐름이 오는 2010년부터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차가 지난 24일 만기였던 3억 유로 회사채를 전액 상환했는데, 연말까지 갚을 것은 정리채권 230억원 정도가 있다고 전했다. 현금 잔고는 10월과 11월 영업활동을 통해 5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고 기말현금은 7300억원 가량으로 추정했다.

기아차의 올해와 내년도 총 투자규모(계획)는 1조7000억원 정도이고 2010년부터는 미국공장 투자가 거의 끝나고 유지보수비용 정도만 들어가기 때문에 4000억~5000억원 정도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기아차의 추정 EBITDA(세전이익)는 올해 1조1900억원, 내년도 1조3200억원, 2010년 1조 4400억원이며 FCF(잉여현금흐름)는 내년까지 마이너스(올해 -5,500억원, 내년도 -2,100억원)를 보이다가 2010년에 플러스(2070억원)로 전환될 것으로 봤다.

지금의 자금시장 경색이 장기간 지속되고 또 앞으로 더 악화된다면 부담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당장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를 걱정하는 것은 이르며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판단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