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GP장, 시설공사로 인한 소대원 피로감 고려"

강원도 철원군 최전방 GP(전방초소) 내무반에서 발생한 수류탄 폭발 사고 당시 해당 GP 소대가 경계 초소를 축소 운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강덕찬 육군 공보과장(대령)은 24일 브리핑에서 "사고 당일 GP장(소위) 판단 하에 경계 초소를 3개에서 1개로 축소 운용했다"며 "이는 8∼11월 진행된 GP시설 개선공사에 따른 소대원들의 피로도를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이에 언급, "원래 3개 초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7명이 경계근무를 서야 하는데 사고 당시에는 GP장의 판단에 따라 2명이 경계근무를 선 것으로 안다"면서 "정상적인 경우에는 상급부대 보고 후 승인받고 근무를 조정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강 대령은 "애초 근무편성표에는 10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돼 있어 사고 당시 17명이 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조사과정에서 사고 당시 생활관에 취침 중인 인원은 22명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사고 발생 당시 근무 인원은 GP장을 포함해 모두 6명"이라며 "병사들은 상황실에 2명, 외곽초소에 2명, 취사실에 1명 등 모두 5명이 근무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부GP장인 중사와 하사 2명은 내무반 바깥쪽에 위치한 부GP장실에서 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령은 수사 상황과 관련, "제3자가 투척했을 가능성, 개인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했을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며 "수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취침 시간에 사고가 나 목격자가 없으며 부상자들의 진술만으로는 진상을 조기에 규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사고 GP 내무반 출입문 쪽 벽에 KG14 세열수류탄 폭발 탓으로 추정되는 둥글게 파인 자국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류탄이 문틈에 끼였다가 폭발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