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장중 1,500원..주가 1,000선 붕괴

금융시장이 실물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패닉'에 가까운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개장하자마자 달러당 1,500원에 이르렀고 종합주가지수는 1,000선을 뚫고 내려와 970선으로 주저앉았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오전 10시 현재 전날보다 33.50원 오른 1,480.00원을 나타냈다.

이날 환율은 53.50원 폭등한 1,50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매물 유입으로 다소 밀렸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국내외 주가 급락의 영향으로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증시에서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8.11포인트(3.75%) 내린 978.71을 나타내 8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9시23분에는 선물가격의 급락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매의 매도호가 효력을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8일째 `팔자'에 나서며 194억원을 순매도하고 있고 개인도 41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4.90포인트(5.01%) 내린 282.51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지수는 미국 증시의 급락 여파로 13.05포인트(4.39%) 내린 284.36로 출발한 뒤 외국인의 매도 확대로 인해 낙폭을 키우고 있다.

아시아 증시도 대체로 내리고 있다.

일본 니케이지수는 전날보다 3.92% 떨어졌고 대만 가권지수도 31.9%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이에 앞서 1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27.47포인트(5.07%) 내린 7,997.28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으로 8,000선이 무너진 것은 2003 3월31일 이후 5년 7개월만에 처음이다.

나스닥종합지수는 96.85포인트(6.53%) 떨어진 1,386.42를 기록해 1,400선이 무너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52.54포인트(6.12%) 빠진 806.58에 마감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자동차업체 구제 방안을 놓고 의회에서 이틀째 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GM 등의 생존 여부 불확실성과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낙폭을 키웠다.

실물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계속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9일 의사록을 통해 미국경제의 침체가 1년 이상 지속할 수 있다며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FOMC는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2.8%보다 크게 떨어진 -0.2%∼1.1%로 바꿨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주최 조찬 강연에서 "국내 금융시장은 내년 말까지 점차 안정되겠지만 실물경기가 회복되기 까지는 최소 2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