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농구(NBA)팀 '댈러스 매버릭스'의 괴짜 구단주로 잘 알려진 억만장자 마크 쿠반(50)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내부자거래 혐의를 받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쿠반은 2004년 6월 캐나다 소재 인터넷 검색엔진회사인 맘마닷컴의 내부 정보를 불법적으로 이용,주식을 매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SEC에 따르면 당시 쿠반은 맘마닷컴이 자신이 주식을 사들일 때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자사주를 판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관련 공시가 나오기 4시간 전 보유지분을 모두 팔면서 약 75만달러의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 SEC는 이 과정에서 쿠반과 맘마닷컴 사이에 정보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혐의가 사실로 입증될 경우 2003년 임클론 주식 관련 내부자거래 혐의로 감옥까지 갔던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와 같은 급의 파장이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쿠반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SEC의 결정에 상당히 실망했다"며 "이는 SEC가 권력을 남용하며 막대한 벌금을 거둬들이기 위한 조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쿠반은 1998년 닷컴 버블 시기에 동영상 사이트업체 브로드캐스트닷컴을 창업한 뒤 1년 만에 59억달러를 받고 야후에 회사를 넘기며 일약 인터넷업계 갑부로 떠올랐다.

이후 고화질 케이블방송인 HD넷닷컴을 설립해 두 개의 케이블채널을 운영하고,2000년 매버릭스를 인수했다.
구단주가 된 후 꼴찌 수준이던 매버릭스를 단숨에 정상급 팀으로 끌어올렸지만,상대팀 선수나 심판에게 욕설을 하는 등 괴짜 행동으로 NBA의 스타 구단주로 유명해졌다. 쿠반은 그의 기행으로 인해 지난해 NBA 사무국으로부터 선수 한명의 연봉에 맞먹는 1억70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