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08] "기업 CEO들 오바마서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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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웰치 GE 前회장-위성토론
잭 웰치는 '재계의 전설'다웠다. 글로벌 인재포럼 개회식이 열린 5일 '미래를 주도할 핵심인재,어떻게 기를 것인가'를 주제로 진행된 위성 토론에서 웰치 전 GE(제너럴 일렉트릭) 회장은 73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예리한 통찰력과 풍부한 유머로 포럼의 열기를 최고조로 이끌었다. 그는 "수출주도형 경제인 한국은 2009년 세계 경제 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맞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한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기업경영이나 교육 등 모든 측면에서 '철저한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는 장 로베르 피트 프랑스 소르본대 전 총장과 서남표 KAIST 총장이 참여했으며 이두희 고려대교수(아시아태평양국제교육협회장)가 사회를 봤다.
◆미 경제 내년 말 희망 보일 것
웰치는 "금융위기는 전 세계 정부의 적극적 대응으로 안정돼가고 있지만 실물경기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며 "지금으로선 내년 말께에나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4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3∼4%로 전망되고 내년 상반기에도 크게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등 모든 수출국도 미국뿐 아니라 유럽의 경기 하강으로 당분간 이 같은 냉기를 같이 느끼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다.
웰치는 앞으로 1년간은 기업뿐 아니라 개인들도 적극적으로 부채를 축소하는 '디레버리지'에 나서 위기를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리더십의 교훈
그는 GE를 경영하면서 실천해온 인재론의 핵심인 '4E 1P'를 거듭 강조하며 오바마도 이 같은 원칙을 모두 갖춰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밝혔다. 웰치는 특히 오바마 당선에서 기업인들은 세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첫째는 명확한 비전(메시지)의 중요성이다. 목표를 제시하면 조직원들에게 반복해서 주입시키며 흔들리지 않게 밀고 나가는 것이다. 오바마는 일관되게 '변화와 통합,희망'이란 메시지를 줘 뿌리 깊은 인종차별과 경제 위기로 쓰러진 사람들을 끌어안아 '검은 JFK(존 F 케네디)'로 떠올랐다.
두 번째는 새 시장을 개척하는 능력이다. 민주당 경선의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모든 대선 후보가 그랬던 것처럼 캘리포니아 등 큰 주를 주로 공략할 때 오바마는 네바다 등 관심이 떨어지는 작은 주를 찾아다님으로써 승리의 계기를 마련했다. 틈새 공략에 성공한 것이다.
세 번째는 인적자원 관리능력이 뛰어났다는 점이다. 선거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훌륭한 인적자원이 많아야 한다. 오바마의 경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적자원은 바로 언론이었다. 언론이 우호적이었기 때문에 불리한 내용은 비교적 적게 보도되고 우호적 기사가 많았다.
예를 들어 부통령 후보를 지명했을 때 오바마는 언론이 예측 가능했던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을 내세웠지만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새라 페일린 카드를 꺼내 깜짝쇼를 벌였다. 웰치 회장은 "CEO(최고경영자)는 이사회 멤버들 앞에서도 깜짝쇼를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직원 10%는 항상 구조조정해야
오바마와 같은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할까. 웰치는 기업 내 평가와 보상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GE 회장 시절 조직 구성원을 상위 20%는 핵심 정예,70%는 중간층,아래 10%는 하위층으로 구분해 운영하는 '활력곡선(Vitality Curve)'이론을 적용해 조직에 탄력을 줬다.
웰치는 "GE의 경우 조직의 경쟁력을 깎아먹는 하위 10%에게 당신이 하위에 속한다는 것을 이야기해준다"며 "그러면 하위 10%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할 것이고 아니라면 본인에게 더 잘 맞는 일을 찾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갑작스럽게 직원을 해고할 경우 '왜 30년이나 근무했는데 성과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느냐'는 반문을 듣지 않겠느냐"며 "직원에게 자신의 성과를 알려주는 것은 회사가 베푸는 호의"라고 덧붙였다.
KAIST의 개혁을 이끌고 있는 서 총장도 "활력곡선 이론은 한국에서도 당연히 필요하다"며 "직원 학생 교수들에게 이 같은 원칙을 처음 적용했을 때는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동조했다.
웰치는 이에 부연해 "한국은 산업화에 성공했지만 이제는 대학 기업은 물론 모든 부문에서 차별화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모든 파이조각을 똑같이 자르거나 피넛버터를 골고루 바르는 식으로 평등만을 추구한다면 혁신도 이뤄지지 않고 미래의 발전도 기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학도 '깃발 흔들기'로 혁신해야
웰치는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방식도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근 금융위기가 미국 금융기관들의 탐욕과 복잡한 금융공학,이에 따르지 못한 금융감독 등이 어우러진 것'이란 피트 전 총장의 지적에 그는 동의하면서 사회학 등 인문학 교육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웰치는 "미국과 유럽의 비즈니스 스쿨의 경우 기술에 치중하고 인간을 간과하고 있다"며 "인적자원 관리를 경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MIT에서 경영학(리더십)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대학 개혁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미국이 과학교육 이 분야에서 뛰어난 것은 과학자를 충분히 대우하는 것"이라며 "적절한 보상을 하고 우수한 모범사례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뛰어난 성과를 낸 교수와 직원 학생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해줌으로써 다른 이들이 이들을 따라오도록 유도하는 '깃발 흔들기' 전략이 교육기관 개혁의 해법이라는 얘기다.
김현석/김유미 기자 realist@hankyung.com
토론 全文은 한경닷컴 참조(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08110569050&intype=1)
잭 웰치는 '재계의 전설'다웠다. 글로벌 인재포럼 개회식이 열린 5일 '미래를 주도할 핵심인재,어떻게 기를 것인가'를 주제로 진행된 위성 토론에서 웰치 전 GE(제너럴 일렉트릭) 회장은 73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예리한 통찰력과 풍부한 유머로 포럼의 열기를 최고조로 이끌었다. 그는 "수출주도형 경제인 한국은 2009년 세계 경제 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맞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한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기업경영이나 교육 등 모든 측면에서 '철저한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는 장 로베르 피트 프랑스 소르본대 전 총장과 서남표 KAIST 총장이 참여했으며 이두희 고려대교수(아시아태평양국제교육협회장)가 사회를 봤다.
◆미 경제 내년 말 희망 보일 것
웰치는 "금융위기는 전 세계 정부의 적극적 대응으로 안정돼가고 있지만 실물경기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며 "지금으로선 내년 말께에나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4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3∼4%로 전망되고 내년 상반기에도 크게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등 모든 수출국도 미국뿐 아니라 유럽의 경기 하강으로 당분간 이 같은 냉기를 같이 느끼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다.
웰치는 앞으로 1년간은 기업뿐 아니라 개인들도 적극적으로 부채를 축소하는 '디레버리지'에 나서 위기를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리더십의 교훈
그는 GE를 경영하면서 실천해온 인재론의 핵심인 '4E 1P'를 거듭 강조하며 오바마도 이 같은 원칙을 모두 갖춰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밝혔다. 웰치는 특히 오바마 당선에서 기업인들은 세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첫째는 명확한 비전(메시지)의 중요성이다. 목표를 제시하면 조직원들에게 반복해서 주입시키며 흔들리지 않게 밀고 나가는 것이다. 오바마는 일관되게 '변화와 통합,희망'이란 메시지를 줘 뿌리 깊은 인종차별과 경제 위기로 쓰러진 사람들을 끌어안아 '검은 JFK(존 F 케네디)'로 떠올랐다.
두 번째는 새 시장을 개척하는 능력이다. 민주당 경선의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모든 대선 후보가 그랬던 것처럼 캘리포니아 등 큰 주를 주로 공략할 때 오바마는 네바다 등 관심이 떨어지는 작은 주를 찾아다님으로써 승리의 계기를 마련했다. 틈새 공략에 성공한 것이다.
세 번째는 인적자원 관리능력이 뛰어났다는 점이다. 선거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훌륭한 인적자원이 많아야 한다. 오바마의 경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적자원은 바로 언론이었다. 언론이 우호적이었기 때문에 불리한 내용은 비교적 적게 보도되고 우호적 기사가 많았다.
예를 들어 부통령 후보를 지명했을 때 오바마는 언론이 예측 가능했던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을 내세웠지만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새라 페일린 카드를 꺼내 깜짝쇼를 벌였다. 웰치 회장은 "CEO(최고경영자)는 이사회 멤버들 앞에서도 깜짝쇼를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직원 10%는 항상 구조조정해야
오바마와 같은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할까. 웰치는 기업 내 평가와 보상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GE 회장 시절 조직 구성원을 상위 20%는 핵심 정예,70%는 중간층,아래 10%는 하위층으로 구분해 운영하는 '활력곡선(Vitality Curve)'이론을 적용해 조직에 탄력을 줬다.
웰치는 "GE의 경우 조직의 경쟁력을 깎아먹는 하위 10%에게 당신이 하위에 속한다는 것을 이야기해준다"며 "그러면 하위 10%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할 것이고 아니라면 본인에게 더 잘 맞는 일을 찾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갑작스럽게 직원을 해고할 경우 '왜 30년이나 근무했는데 성과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느냐'는 반문을 듣지 않겠느냐"며 "직원에게 자신의 성과를 알려주는 것은 회사가 베푸는 호의"라고 덧붙였다.
KAIST의 개혁을 이끌고 있는 서 총장도 "활력곡선 이론은 한국에서도 당연히 필요하다"며 "직원 학생 교수들에게 이 같은 원칙을 처음 적용했을 때는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동조했다.
웰치는 이에 부연해 "한국은 산업화에 성공했지만 이제는 대학 기업은 물론 모든 부문에서 차별화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모든 파이조각을 똑같이 자르거나 피넛버터를 골고루 바르는 식으로 평등만을 추구한다면 혁신도 이뤄지지 않고 미래의 발전도 기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학도 '깃발 흔들기'로 혁신해야
웰치는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방식도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근 금융위기가 미국 금융기관들의 탐욕과 복잡한 금융공학,이에 따르지 못한 금융감독 등이 어우러진 것'이란 피트 전 총장의 지적에 그는 동의하면서 사회학 등 인문학 교육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웰치는 "미국과 유럽의 비즈니스 스쿨의 경우 기술에 치중하고 인간을 간과하고 있다"며 "인적자원 관리를 경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MIT에서 경영학(리더십)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대학 개혁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미국이 과학교육 이 분야에서 뛰어난 것은 과학자를 충분히 대우하는 것"이라며 "적절한 보상을 하고 우수한 모범사례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뛰어난 성과를 낸 교수와 직원 학생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해줌으로써 다른 이들이 이들을 따라오도록 유도하는 '깃발 흔들기' 전략이 교육기관 개혁의 해법이라는 얘기다.
김현석/김유미 기자 realist@hankyung.com
토론 全文은 한경닷컴 참조(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08110569050&intyp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