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에서 승진에 눈이 먼 군인들이 전과를 부풀리기 위해 민간인을 학살한 사건의 파문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마리오 몬토야 참모총장이 4일 돌연 사임했다.

몬토야 총장은 그러나 이번 스캔들에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스캔들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군인들에게 변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면서 국민이 군인들에 대해 편견을 갖지 말 것을 당부했다.

지난 2006년 4월 참모총장에 취임한 몬토야 장군은 지난 7월2일 좌익게릴라 조직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에 인질로 붙잡혀 있던 잉그리드 베탕쿠르 전 대통령 후보와 미국인 3명을 구출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는 등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은 몬토야 총장이 "콜롬비아 역사상 가장 유능한 장군들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찬사를 보내고 후임 총장으로 카리브해 지역 합동군 지휘관을 맡아온 오스카르 곤살레스 장군을 임명했다.

콜롬비아 국내에서는 군인들의 민간인 학살 스캔들이 불거지자 전과에 근거한 장교승진을 주창해 온 몬토야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했었다.

특히 인권단체들은 몬토야의 진급정책에 따라 지난 몇년 사이에 승진에 눈이 먼 군인들이 수백명의 민간인을 전투에서 사망한 좌익게릴라로 둔갑시켰다고 주장했다.

콜롬비아 국가범죄피해자단체의 이반 세페다 총장은 "몬토야 장군은 지난 1970년대 부터 인권을 침해하는 등 수차례의 인권침해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며 그의 사임을 환영했다.

검찰 당국은 이 같은 군인들의 스캔들과 관련하여 90명 이상의 장교를 수사하고 있다.

우리베 대통령은 전과를 근거로 하는 군 승진심사를 중단시키는 한편 지난 주에는 민간인 학살 사건을 예방하지 못했거나 진상 수사를 방해했다는 이유를 들어 장성 3명을 포함하여 장교 20명에 대해 면직처분을 내렸다.

몬토야 장군을 비난해 온 세력들은 몬토야가 참모총장에 취임한 후 주요 도시에서 납치와 일반 범죄 건수는 감소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반대로 지방 도시들에서는 치안이 악화됐다는 지적을 해왔다.

(보고타 AP=연합뉴스)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