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푼다 해도 은마아파트 8억 붕괴

정부의 잇따른 재건축 규제완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지역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가격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있다.

이번 주 서울지역 재건축 단지 평균 가격은 지난주보다 0.85%나 추락했다. 주간 낙폭으로는 3년1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강남권 재건축 예정 단지의 대표 격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매매가격이 7억원대로 주저앉았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102㎡(31평)형이 이번 주 7억8500만원에 팔렸다"며 "이는 2006년 말 11억6000만원 선까지 거래된 것에 비하면 4억원 정도 빠진 수준"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이번 102㎡형 매매가는 공시가격(7억9000만원)보다 500만원 낮은 것으로 2006년 1~2월 가격까지 되돌아간 셈"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보합세를 보여온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단지도 본격적인 하락 대열에 합류했다. 이 지역은 1주택자 비중이 높아 집값 하락폭이 작았던 곳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저가 매물이 꾸준히 나오면서 호가 낙폭이 커졌다. 이번 주 구현대6차 158㎡(48평)형 호가는 20억~30억원 선으로 지난주보다 5000만원 떨어졌다.

강동.송파.서초권 재건축 단지 내림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재건축 규제완화 발표가 호재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동구 둔촌주공3단지 112㎡형은 이번 주 1500만원,고덕동 고덕주공2단지 42㎡형은 1000만원 각각 내렸다. 서초구 반포동 한신3차 119㎡형도 3000만원,한신1차 92㎡형은 3500만원 내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재건축 아파트는 최근 5년간 과다 상승하면서 거품이 끼었다는 인식이 강한 데다,고금리 대출이자 부담에 따른 매물 증가,거시경제의 불안감으로 인한 매수세 위축 등이 겹쳐 정부의 규제완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당분간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