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지수 5년래 최저치..달러.엔화 급등
美다우지수 선물, 제한선까지 추락..뉴욕증시 폭락 예고

전세계 증시가 24일 금융위기의 실물경제 확산에 따른 세계 경제의 침체 우려로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는 MSCI 이머징마켓 지수가 6% 이상 급락한 영향으로 4% 가량 떨어져 2003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다우지수선물은 제한폭인 550포인트가 떨어져 뉴욕 증시의 폭락을 예고했고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 주가지수들은 모두 10% 안팎으로 '자유낙하'했다.

금융위기가 은행뿐 아니라 모든 업종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실물경제 확산의 증거들이 속속 확인되면서 그간의 손실과 관계없이 '일단 팔고 보자'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유럽의 주요 주가지수들은 이날 -3%대에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아시아 증시의 폭락에 이어 영국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10% 안팎까지 떨어졌다.

영국 런던 증권거래소의 FTSE100 지수는 한때 9% 이상 떨어지면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뒤 12시15분(현지시각) 현재 7.66%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오전장 중반 10%가 넘게 급락했던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지수와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 주가지수는 9.27%, 8.55%의 하락세가 유지되고 있다.

러시아의 모스크바 주식시장도 폭락세가 이어지면서 아예 1시간동안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안전자산으로 피신하면서 달러화와 엔화 가치는 급등했다.

유로화는 유로존의 경제성장 둔화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확산되면서 런던 외환시장에서 2006년 10월 이후 2년만에 최저치인 유로당 1.2595달러를 기록하고 있고 영국 파운드화는 37년 만에 최대 낙폭으로 떨어지며 달러당 1.53달러까지 주저앉았다.

그러나 달러화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5.3%나 급락해 13년만에 최저치인 달러당 92.61엔을 기록했다.

아시아 증시도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속에 인도 등 일부 국가들의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데다 삼성전자, 소니, 도요타 등 주요 기업들이 실적 우려가 더해지면서 통제불능 상태로 대폭락했다.

일본 도쿄증시에서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기업들의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와 엔화 초강세 등의 영향으로 업종구분없이 대폭락하면서 닛케이지수가 전날보다 811.90 포인트(9.60%) 하락한 7,649.08로 장을 마쳤다.

이는 2003년 4월28일 기록했던 버블 붕괴 후 최저치인 7,607.88에 바짝 근접한 것이다.

전날 소니가 2009년 3월의 연결결산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는 등 금융위기가 국내기업의 실적을 크게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 자동차, 철강, 은행 등 주력 종목들이 폭락했다.

엔화가 달러와 유로화에 대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주가하락을 불렀다.

중국 증시는 4일째 약세를 이어갔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839.62로 1.92%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는 6,158.95로 2.63% 하락했다.

B주지수는 99.94로 2.63% 하락하며 100선이 무너졌다.

중국 증시는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장중 상승시도를 보였지만 홍콩, 일본 증시가 급격히 무너지면서 하락 반전한 뒤 낙폭을 키웠다.

홍콩 항셍지수도 8.30% 폭락한 12,618.38로 마감했고, 본토 주식으로 구성된 H지수는 5,802.71로 9.38% 폭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4,579.62로 3.18% 하락한 채 마감됐고 호주 증시는 4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최근 이틀간의 폭락세로 저항선인 10,000선이 붕괴됐던 인도 증시는 중앙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한데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까지 뒤엎으면서 4년5개월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뭄바이 증시 센섹스 지수 종가는 전날에 비해 10.96% 하락한 8,701.07이었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