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증시의 극적 반등과 달러 가치 반락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출발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사흘간 93.8원이 급등, 반락폭도 클 것이라는 전망과 기업실적 악화에 따른 경기침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에서 충돌하고 있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18분 현재 전날보다 11.1원(0.79%)이 하락한 1397.7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뉴욕증시의 극적인 반등소식에 하락세로 출발했다.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전날보다 3.8원이 하락한 1405원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늘리며 1400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거래는 활발하지 않으나 역내외에서 골고루 매도물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의 금융시장 유동성 공급 방안 가운데 하나인 수출입은행을 통한 수출환어음 매입 지원이 이날 이뤄질 예정이어서 수급상으로는 공급이 원활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수출입은행을 통해 30억 달러의 외화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이 정부로부터 공급받는 30억 달러를 수출환어음 매입 용도로 은행권에 다시 공급하는 조치다. 이로 인해 그동안 달러 가뭄속에 외환시장의 네고 공급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던 상황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오늘 공급되는 30억 달러는 중소기업지원실적 등을 감안해 은행별로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라면서 "아무래도 그렇게 되면 은행들이 업체들 네고 물량을 받아줄 여력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밤사이 열린 뉴욕증시는 전날 5% 급락한 것에 대한 반등이 이뤄졌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72.04포인트(2.02%) 오른 8691.25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3%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지만, 막판 30분 동안 극적 반등에 성공했다. S&P 500지수도 1.26% 오른 908.11을 기록해 9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나스닥 종합지수는 IT소비 침체 우려와 아마존 등 온라인업체의 실적부진 전망으로 회복에 실패하고, 0.73% 떨어진 1603.91로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악화된 경제지표와 낙폭과대로 인한 저가 매수세가 팽팽히 겨루며 지수가 장중 급등락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뉴욕 원달러 환율 역외시장에서도 환율이 소폭 하락하며 1400원선을 밑돌았다. 글로벌 달러는 2년래 최고치 선에서 반락하면서 달러 매수심리가 다소 완화됐기 때문이다. 역외 원달러 환율은 1개월물(스왑포인트 -6원) 기준으로 직전일 종가보다 5원 가량 낮은 1303/1405원에 호가를 출발했다. 환율은 이후 142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이내 하락 반전하며 1377원 선까지 밀렸다. 최종호가는 전일보다 15원 정도 낮은 1390/1400원에 형성됐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급등하던 글로벌 달러 가치가 반락하면서 원화가치가 상대적으로 상승하는 분위기"라면서 "다만 기업실적부진에 따른 경기침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불안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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