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은 안해도 좋으니,일단 구경이라도 와주세요. "

쌓여있는 지방의 미분양 주택 처분을 위한 건설업체들의 판촉전략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한 명의 방문객이라도 더 끌어모으기 위한 이색 이벤트가 속출하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계약금 낮추기,모델하우스 문화공연 등은 이제 이벤트 반열에 끼지도 못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요즘은 고장난 자전거 수리,네일아트,핸드마사지,가족사진 찍어주기,조형공예 강좌 등 주민들과 친근감을 갖도록 하는 갖가지 '저인망식 밀착형 마케팅'이 넘쳐나고 있다. 사람과 직접 접촉하는 색다른 이벤트가 아니면 주민들이 눈길조차 주지 않기 때문이다.

혁신도시 개발을 호재로 삼아 울산 중구 유곡.우정동에서 2382가구를 분양 중인 대림산업,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 등 3개 업체는 종전과 크게 다른 이벤트를 기획해 손님끌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부터 유곡푸르지오 모델하우스를 아예 '생활문화마당'으로 탈바꿈시켰다. 이곳에서는 매주 네일아트,핸드마사지,리본아트,펠트.클레이 조형공예 등 다양한 '스킨십 이벤트'를 진행한다.

대림산업 유곡e편한세상은 아예 인근 아파트 단지를 돌면서 '자전거 무상 수리'에 나서는 등 고객 밀착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자건거를 타는 주부.아이들이 많아졌다는 데서 착안했다.

현대산업개발 우정아이파크는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현대가(家) 기업들을 대상으로 '안면 및 연고 판촉전략'을 고안했다.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등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판촉을 벌여 계약을 맺으면 갖가지 '우대혜택'을 준다. 원주 혁신도시 인근의 반곡 아이파크,무실 e편한세상,중앙하이츠,두산위브 등도 모델하우스에서 다양한 건강.교육강좌,노래교실 등을 앞다퉈 운영 중이다.

분양컨설팅업체인 우영D&C 조우형 사장은 "건설업체들이 얼어붙은 주택시장에서 미분양 판촉을 위해 갖가지 이색 이벤트를 벌이고 있지만 기대만큼 효과가 나오지 않아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