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과자에 이어 롯데제과 중국 현지법인과 세계적이 제과기업 제품에서도 연이어 멜라민이 검출되자 소비자들은 "믿고 먹을 게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중국산 버섯과 채소류에 대해서도 검사를 확대키로 함에 따라 멜라민에 대한 우려가 가공식품 뿐 아니라 농산물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이로써 멜라민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소비자 불안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외 유명제과 자체 공장 제품서도 = 이번에 멜라민이 검출된 과자는 롯데제과 칭다오 법인에서 생산된 제품과 다국적기업 네슬레와 마즈의 현지 공장 제품들이다.

앞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해태제과 '미사랑 카스타드'와 '미사랑 코코넛'은 자체 공장이 아니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제품인 반면 롯데제과와 다국적 기업들은 현지에서 운영중인 자체 공장이어서 더 높은 수준의 품질관리를 기대한 소비자들은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하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인도네시아에서 엠엔드엠즈와 스니커즈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반신반의'하던 소비자들은 국내에서 멜라민 검출소식이 알려지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포털사이트 뉴스에는 "마즈사, 인도네시아에서 검출됐을 때 결과에 의혹을 보내더니 이제 한국에서도검출됐으니 어떻게 할 건가? 마즈의 대응을 지켜볼 것이다(아이디: m1506)", "이상 없다더니.. 네슬레도 못 믿겠군. 네슬레 홈피엔 사과문 하나 없다"(아이디: dilmmak) 등 식품 대기업을 성토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굴지의 기업이 생산한 과자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돼 중국산 식품뿐 아니라 과자류에 대한 불안과 불신도 깊어지고 있다.

네티즌은 "다 멜라민.. 멜라민이 안 들어간 과자 찾는 게 더 빠르겠다"(아이디: fifasyb)거나 "과자에는 조금씩 분유성분이 들어가므로 한동안 아이에게는 과자제품은 안 먹여야 한다"(아이디: rtoforever)고 불안한 심정을 토로했다.

◇멜라민 검출량은 낮은 수준 = 이번에 멜라민이 추가로 검출된 4건의 과자의 멜라민 함량은 1.78-3.36ppm으로 '미량'이다.

중국에서 유아 사망을 일으킨 싼루사(社)의 분유에서는 2천600ppm이 나왔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의 기준(TDI: 0.5㎎/㎏.bw/day)에는 체중 20kg 어린이가 매일 약 10mg까지는 멜라민을 먹어도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돼있다.

멜라민 검출량이 가장 높은 '슈디'의 경우 하루 섭취량 2.9kg까지는 안전하다는 뜻이다.

하루에 이 정도의 '슈디'를 먹기란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검출된 멜라민의 양은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3일(현지 시간) 멜라민 위해분석 중간 발표를 통해 "분유를 제외하고 일반 식품의 경우 2.5ppm까지는 건강상의 위험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멜라민이 식품에 첨가돼서는 안되는 화학물질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식약청 관계자는 "중국 전역에서 원유에 멜라민을 첨가하는 행태가 장기간 지속돼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품질관리가 철저한 대기업들도 이런 것까지는 예상, 100% 예방하지는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채소로 번지나 = 이날 식약청은 버섯과 채소류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될 우려가 있다는 해외정보에 따라 수입통관단계와 유통중인 버섯.채소류에 대해 멜라민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멜라민 공포가 과자, 커피크림, 분유 원료 등 가공식품에 이어 채소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검사 대상은 중국뿐 아니라 전세계로부터 수입되는 버섯류와 다소비 채소류로 상추, 미나리, 토마토, 당근, 브로컬리, 시금치, 배추, 호박, 파, 무, 우엉, 감자 등이 망라돼 있다.

보건당국은 조기에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채소류까지 검사를 확대했지만 수입 채소에서 미량이라도 멜라민이 검출된다면 시장과 음식점에서 수입 농산물에 노출돼 있는 소비자들의 불안과 허탈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채소에서 멜라민이 검출된다는 정보의 신뢰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며 살충제 '사이로마진'(cyromazine)이 자연 분해되면 멜라민이 미량 형성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