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詩가 있는 갤러리] 새우젓 사러 광천에 가서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주일날 새우젓 사러 광천에 갔다가

    미사 끝나고 신부님한테 인사를 하니

    신부님이 먼저 알고,예까지 젓 사러 왔냐고

    우리 성당 자매님들 젓 좀 팔아주라고

    우리가 기뻐 대답하기를,그러마고

    어느 자매님 젓이 제일 맛있냐고

    신부님이 뒤통수를 긁으며

    글쎄 내가 자매님들 젓을 다 먹어봤겠느냐고

    우리가 공연히 얼굴을 붉히며

    그도 그렇겠노라고

    -정희성 '새우젓 사러 광천에 가서'전문

    세속을 떠나 치열하게 구도의 길을 가는 신부님 수녀님들을 놓고 이 무슨 해괴한 농담인가. 인류 존속의 원천이자 갓난 아기에겐 목숨과도 같은 '젓'이 가차없이 희화화됐다. 생활의 대부분을 기도와 명상으로 채우는 수녀님들이 대화를 직접 들었다면 고개를 홱 돌렸을까,아니면 악의 없는 말의 유희에 잔잔한 웃음을 보냈을까. 나이를 먹어갈 수록 세상은 존엄하지도 저속하지도 않다는 생각이 든다. 본의 아니게 태어나서 알 수 없는 어떤 섭리에 의해 그냥 살아질 뿐이 아닐까 하는 느낌.그래서 이런 짓궂은 농담에도 싱긋 웃을 수 있는 것이다.

    이정환 문화부장 jhlee@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삼전·닉스 걱정 없다지만…"사태 장기화하면 한국이 가장 취약" 경고 [테크로그]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지난달 31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헬륨·브롬화수소 등 필요한 원자재와 관련해 일정 수준의 재고를 사전 확보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생산 공정에 직접...

    2. 2

      "나이키? 그 돈 주고 왜 사요"…중국서 떨이 취급 받는 이유 [차이나 워치]

      나이키가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단순히 외국 브랜드에 대한 반감 탓이 아니라 나이키의 운영 미흡과 치열해진 내수 시장, 소비 둔화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나이키의 중국 사업 전략...

    3. 3

      정부·업계, 나프타 수급 총력전…국내 물량 확보에 역량 집중

      정부와 석유화학업계가 중동 전쟁 여파로 불거진 나프타 수급 불안에 대응하고자 국내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정부는 수입단가 차액 지원과 공급 확대 조치를 병행하고, 업계는 대체 나프타 도입과 생산 확대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