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분양 아파트 청약미달 사태가 이어지면서 아파트 공급을 미루는 건설사들도 계속 늘고 있다.

경기 김포시 고촌지구에서 3600여가구를 10월께 분양하려던 S건설사는 최근 분양 일정을 내년 초로 미뤘다. 경기가 워낙 좋지 않은 상황에서 초대형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데 적잖은 부담을 느꼈던 것.회사 관계자는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심정으로 분양일정을 미뤘다"며 "내년 상반기에도 여전히 경기가 좋지 않으면 금융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더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에서도 올 하반기 울산 북구 호계동에서 2000여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었던 E건설사가 분양을 내년 초로 미뤘고 B건설사의 경남 마산 3000여가구 분양 프로젝트도 무기한 연기됐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국의 공동주택 인허가 실적은 지난 7월 기준으로 월간 2만2805가구에 불과하다. 4월 3만4109가구 △5월 2만6023가구 △6월 2만3831가구에 이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다 보니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전국에서 인허가를 받은 아파트는 15만5065가구로 전년 동기(17만6284가구)에 비해 12%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로 사업성이 떨어진데다 경기마저 위축돼 일단 기다려보자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런 분위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