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보다 경기침체가 우선 고려 대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달 인플레이션 진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달리 최근 경기침체를 우려한 연내 추가 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11일 CNN머니에 따르면 FRB가 오는 16일 열릴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2%로 동결하겠지만 미국 경제에 대한 FRB의 평가에 상당한 변화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FRB가 최근 미 경기침체를 우려해 금리 인하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기존 금리인상 전망과 정면 배치된다.

이같은 FRB의 입장 선회는 미 실업률이 지난달 6.1%까지 치솟아 5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전세계 경제까지 동반 침체를 보이며 지난 2분기 주요 성장 동력이었던 수출 경기도 크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들의 3분기 실적 전망도 경기 둔화에 무게를 실었다.

특히 미 4위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의 향배를 두고도 금융시장 안팎에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리먼은 지난 9일 한국산업은행(KDB)과의 투자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힌데 이어 10일 실적 발표와 함께 자구책을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의 실망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또 FRB가 연내 금리 인하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당초 우려하던 인플레이션이 원유와 곡물 등 국제 상품가격의 하락으로 압력이 누그러진데다 달러화 가치도 강세로 돌아서는 등 여건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가 인플레보다 더 우려된다고 주장해왔던 시장 관계자들도 금리인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FAO 이코노믹스의 밥 브루스카는 "(현 상황은)마치 비둘기들이 울고 있는 듯 하다"며 FRB가 연내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뉴스팀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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