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웨지 대신 갭웨지나 피칭웨지로…
정상 그립하고 백스윙때 머리 고정을


한가위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네요. 한국경제신문 독자 여러분 가정에도 풍성한 결실이 맺어지길 기원합니다.

골프는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집니다. 물론 기본적인 틀에 의지해야겠지만,너무 여기에만 집착하면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대처할 수 없죠.이런 상황 중 하나가 모호한 거리에서의 벙커샷입니다. 벙커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티샷이 떨어지는 지점에 위치한 페어웨이 벙커와 그린 주위에 위치한 가드 벙커죠.

페어웨이 벙커는 적절한 거리의 클럽을 찾아 볼만 정확하게 걷어내면 탈출할 수 있어요. 그린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가드 벙커 역시 마찬가지죠.샌드웨지로 '익스플로전(explosion) 샷'을 구사해 그린 위에 볼을 올리는 것은 기본적인 기술 중 하나이니까요. 그렇지만 이는 대부분의 가드 벙커샷이 그린 에지에서 10야드 안팎의 짧은 샷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문제는 최근의 골프장이 가드 벙커의 모양을 기기묘묘하게 만드는데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린 에지에서 30∼40야드 떨어져 있기도 하고요. 핀 위치까지 감안한다면 50∼60야드 벙커샷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오면 당황하게 됩니다. 게다가 연습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시설을 갖춘 곳이라고 해도 이 정도 거리의 연습을 하도록 벙커와 그린을 만들어 놓은 곳은 거의 없거든요. 따라서 일반적인 익스플로전 샷으로는 탈출하기 어려운 먼 거리 벙커샷은 발상의 전환에서 오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제 경우 먼 거리에서 벙커샷을 할 때는 우선 '그립'과 '클럽 선택'을 달리합니다. 일반적으로 익스플로전 샷을 할 때는 샌드웨지나 로브웨지를 사용합니다. 클럽 자체의 로프트가 커서 볼이 쉽게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그 반면 멀리는 가지 않죠.따라서 저는 먼 거리 벙커샷을 할 때는 샌드웨지와 피칭웨지의 중간인 '갭웨지'나 피칭웨지를 선택합니다. 이 클럽들은 샌드웨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로프트가 작기 때문에 볼이 멀리 날아갈 수 있습니다.

그립 또한 바꾸어야 합니다. 일반적인 벙커샷은 슬라이스 그립을 취합니다. 그래야 임팩트 때도 클럽 페이스가 열린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먼 거리 벙커샷에서 클럽 페이스를 열면 볼이 뜨면서 거리가 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립은 정상적(neutral)으로 잡습니다. 그리고 그립은 짧게 쥐는 편이 좋습니다.

이 두 가지 키 포인트만 잘 숙지하면 나머지는 익스플로전 샷과 똑같습니다. 볼은 왼발에 가깝게 두고,오픈 스탠스로 서서 볼 뒤 2∼3㎝ 지점을 때리면 됩니다. 주의하실 점은 백스윙 때 머리의 위치가 변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머리 축이 조금이라도 이동하면 임팩트 지점에 미세한 변화가 일어나거든요.

이 샷은 스핀이 거의 걸리지 않기 때문에 벙커를 탈출해서 구르는 거리가 깁니다. 벙커를 탈출하기 전에 꼼꼼히 거리 계산을 해서 샷을 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