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메이트는 포옹하고 부인에게는 키스를..'

뉴욕타임스(NYT)는 9일 미 공화당의 존 매케인 대통령 후보가 공식 석상에서 러닝메이트인 새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에게는 포옹을 하고 부인 신디에게는 키스를 하는 것이 원칙처럼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매케인은 지난 3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페일린이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한 뒤 그녀와 악수가 아니라 포옹을 했고 콜로라도와 미주리 등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도 페일린과 포옹을 했다.

지난 주말 열린 콜로라도 스프링스 유세에서는 매케인은 페일린을 포옹한 뒤 바로 부인 신디에게는 볼에 키스를 했다.

매케인의 이런 모습은 24년전인 1984년 민주당의 월터 먼데일 대통령 후보가 러닝메이트였던 제럴딘 페라로 부통령 후보에게 손도 거의 대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것이어서 그만큼 시절이 변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 먼데일은 페라로와 신체적 접촉을 하지 않는 원칙을 갖고 있었고 둘이 석상에 나란히 서서 손을 흔들 때 조차도 페라로의 등에 손을 얹지 않았다.

페라로는 신문에 당시를 회상하면서 "사람들이 데이트를 하는 것처럼 볼 것을 두려했었다"고 말했다.

매케인의 이런 태도는 21세기적 에티켓에 궁금증을 불러오고 있다.

에티켓 전문가들은 매케인이 페일린의 윗사람으로서 포옹에 먼저 나서는 것이 올바른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에티켓 교습업체를 운영하는 앤 마리 새바스는 매케인이 포옹에 나서고 페일린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직업적 친근감의 형식이라고 말했다.

매케인의 자문역인 마크 솔터는 이와 관련 선거진영의 누구도 매케인과 페일린의 포옹 에티켓에 관해 논의한 적이 없다면서 "그들은 보통 사람들과 같이 행동하는 것이고 누구도 매케인에게 악수만 하라고 말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경선의 경쟁자였던 버락 오바마 대선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경우 지난 6월 함께 자리에 했을 때 오바마가 힐러리의 어깨에 손을 얹었을 뿐 완전한 포옹은 하지 않았다.

신문은 아직까지 매케인과 페일린의 포옹은 짧고 다소 뻣뻣하다면서 이는 매케인이 베트남전 당시 포로 생활을 할 때 입은 부상으로 손을 높이 들 수 없는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 뒤 페일린도 일정 거리를 유지하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