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에 대한 통합논의가 한창인 지금의 한국 상황은 30년 전 일본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다만 일본은 주택도시정비공단(5000여명)이 인원이 300명인 토지개발공단을 흡수통합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고 반대 의견도 없었다는 게 다르네요. "

일본 우쓰노미야교와대학교 야마시마 데쓰오 교수는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선진국의 주택도시 정책동향 및 추진체계'에 참석한 뒤 9일 인터뷰에서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통합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야마시마 교수는 1973년부터 일본 건설성 주택국에서 일해오다 1995년 주택도시정비공단으로 옮겨 파견근무를 해오다 2005년에 교수직을 맡았다.

그는 "일본에서는 대규모 택지개발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반면 기성시가지 정비와 주택공급 등에 대한 기능은 지속적으로 요구돼 1981년 주택공단과 토지개발공단을 통합했다"며 "주택보급률 등의 수치를 보면 일본이 겪어온 과정은 한국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마시마 교수는 "통합을 한다고 해서 부채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합쳐질 뿐"이라면서 "거대 부채기업을 우려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주택공단과 토지개발공단의 통합기관이 변모한 도시재생기구의 부채규모가 15조엔에 이르고 부채비율도 2700%가 넘지만 공공기관의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이를 두고 부실이라고 지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야마시마 교수는 "한국에서 주공과 토공이 합쳐지면 택지개발보다 도시 재정비 및 기존 재고 주택의 활용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