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우드워드 對테러전 관련 3번째 저서 출간
부시, 2006년 여름까지 제대로 보고 못 받아

이라크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지 부시 대통령은 2006년 7월까지 이라크 상황을 제대로 보고를 받지 못해 새로운 이라크 전략 수립이 늦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부시 행정부 내 참모들 사이의 의견차와 정치적 계산, 민간-군 갈등 등으로 인해 부시 행정부가 새로운 이라크 정책을 수립하려는 노력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리처드 닉슨 전(前) 대통령의 하야를 불러왔던 '워터게이트사건'을 특종보도했던 워싱턴포스트(WP)의 밥 우드워드 부편집인이 부시 행정부의 '테러와의 전쟁' 3번째 저서 '내부의 전쟁:2006~2008년 숨겨진 백악관의 역사(The War within : A Secret White House History, 2006-2008)'을 조만간 출간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포스트는 6일부터 이 저서내용을 소개하는 시리즈물을 시작했다.

포스트에 따르면 2006년 들어서면서부터 이라크에선 폭력사태가 급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보고를 받지 못했다.

당시 이라크 전쟁을 책임지고 있었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조지 케이시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은 이라크에서 폭력사태가 치솟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년 내에 이라크 대부분 지역이 안정될 것이라며 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있었다는 것.
하지만 옥스퍼드대학 박사 출신인 당시 36세 여성 메건 오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의 생각은 달랐다.

오설리번 부보좌관은 그해 7월20일 이라크 관련 정보평가를 토대로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에서의 폭력사태가 모멘텀을 얻었다"는 내용으로 이라크에서의 유혈폭력사태 급증 및 혼란상황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냈다.

부시 대통령은 공개적으로는 이라크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내가 의지하는 것은 그의 판단력"이라며 케이시 사령관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표현했지만 내심 케이시 사령관의 철군계획에 대해 의심을 갖기 시작했다.

부시 대통령은 오설리번 부보좌관에게 이라크 상황과 이라크인들의 일일 생활에 대해 물었고 그녀는 대통령을 오도하거나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고 결심하고 "지옥과 같다"고 '직언'을 했다고 포스트는 밝혔다.

오설리번 부보좌관은 상관인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이라크 전략에 대한 총체적인 리뷰가 필요하다는 것을 몇 달 동안 건의했다.

급기야 그 해 여름 이라크 미군 전사자수가 2천500명을 넘어서고 2만여명의 부상자를 기록하면서 부시 대통령도 이라크 사태가 아주 위험스런 국면으로 나빠지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게 됐다는 것.
하지만 행정부 내 불신이 심해서 부시 대통령은 케이시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을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으로 교체하기 위해 '백(back)채널'을 가동하기까지 했다.

또 해들리 보좌관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협의를 거쳐 10월 중순에야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 정책에 대해 비공식적인 내부검토의 필요성을 건의, 부시대통령의 재가를 얻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그러나 해들리 보좌관은 이라크 정책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국방부나 군 관계자들을 철저히 차단했다고 포스트는 밝혔다.

한편 우드워드는 이번 3번째 저서를 쓰기 위해 부시 대통령 외교안보팀 등 150명을 인터뷰했으며 부시 대통령과는 지난 5월20~21일 이틀간 3시간 가량 직접 인터뷰를 했다고 포스트는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