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는 7개월래 최고치..주가도 상승세

허리케인 구스타프의 세력이 약화되고 멕시코만 연안의 정유시설에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2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급락해 장중 배럴당 110달러선이 무너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자거래에서 한때 지난달 29일 종가보다 8.7%나 급락한 배럴당 105.46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지난달 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WTI는 이후 낙폭을 줄이면서 배럴당 108.44달러까지 올라서기도 했지만 여전히 110달러선 밑에서 거래되고 있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10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5.27달러(4.8%) 떨어진 104.14달러까지 떨어졌다가 106.79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런던 소재 베이치 상품의 수석중개인 크리스토퍼 벨류는 "허리케인 구스타프로 인해 심각한 구조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유가의 급락을 초래했다"면서 "기술적 매도세가 가세한다면 배럴당 100달러 선도 깨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스타프의 세력이 약화되자 정유업체들은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폐쇄했던 생산시설의 가동을 준비하는 등 생산 재개 작업에 나서고 있다.

유럽 최대의 석유업체인 셸은 멕시코만의 해상 플랫폼에 다시 직원들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마라톤오일, 발레로에너지, 엑손모빌 등의 업체에 따르면 구스타프로 인해 폐쇄됐던 루이지애나 지역의 정유시설들은 전력부족 때문에 가동을 재개하는데 10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유가가 급락하고 유럽 등 여타 지역의 경기침체 전망이 다시 확산됨에 따라 미 달러화 가치가 7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오전 9시17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유로당 1.4485달러에 거래돼 달러화 가치가 0.9% 상승했으며, 한때 1.4467달러를 기록 지난 2월8일 이후 7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가 오전 9시50분 현재 지난 주말 종가보다 228포인트 가량 오른 11,772선에 거래되는 등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주가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