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 된 폭염이 `처서' 이후 수그러들면서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이런 초가을이면 가정마다 주말 나들이 계획을 잡느라 바쁘게 마련이다.

바다나 강에 가기에는 기온이 차기 때문에 나들이 일정도 주로 산과 들에 한정돼 있는 것도 이 시기 나들이의 특징이다.

하지만 가을 나들이에는 주의해야 할 전염병이 많다.

특히 숲이나 풀이 우거진 산과 들에서는 뜻하지 않은 가을 전염병을 옮길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가을 나들이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전염병을 살펴본다.

◇ 쓰쓰가무시병

가을철 대표적 전염병인 `쓰쓰가무시병'은 2004년 환자 발생률이 2003년의 두배 이상을 기록한 뒤 2005년 부터 3년간 매년 6천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 질환은 `리케치아'라는 병원체를 옮기는 진드기에 물려 생기는 질환이다.

보통 진드기의 숙주인 들쥐가 많이 서식하는 농촌지역 주민들이 전체 환자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지만 나머지 3분의 2는 다양한 직군의 일반인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7년도 지역별 발생현황을 보면 전라북도 833명, 경상남도 761명, 전라남도 652명, 충청남도 602명, 경상북도 583명 순으로 산과 들이 많은 농촌지역서 발생이 잦다.

따라서 가을철 야외 활동을 할 때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발병 연령대와 성별을 보면 면역력과 체력이 떨어지는 50대 이상이 77%에 달했으며 남자보다 여자 감염자가 더 많았다.

쓰쓰가무시병에 걸리면 몸살 감기와 비슷한 초기 증상을 보이는데 피부발진과 함께 진드기에 물린 자리에 검은 부스럼 딱지와 같은 `가피'가 생기는 게 특징이다.

만약 이 같은 증상이 감기몸살과 동반될 경우에는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 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출혈열)

가을철 대표적인 전염병으로 주로 늦가을에 많이 발생하는데 최근 들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제3군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돼 있으며 사망률이 7%나 된다.

국제학회의 공식 명칭은 `신증후군출혈열'이지만 국내에서는 유행성출혈열로 잘 알려져 있다.

2007년의 경우 연간 450명의 환자 가운데 절반이 넘는 284명이 10~11월에 감염됐다.

이 질환은 들쥐의 배설물에 있던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침투해 발생한다.

국내에서 감염이 잦은 곳은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경기도 한탄강 일대다.

다음으로는 충남에서 많은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초기에는 오한과 두통, 근육통이 동반되는 독감증세와 비슷하지만 점차 심한 고열과 저혈압, 콩팥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전문의의 적절한 치료가 꼭 필요하다.

특히 콩팥기능 장애에 따른 요독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만큼 가을철 야외 활동이 많다면 예방 접종을 하는 게 좋다.

◇ 렙토스피라증

가을철에 빈번히 발생하는 대표적 가을철 전염병 중 하나로 1998년 이후 매년 100명 이상 감염되고 있다.

쓰쓰가무시병이나 신증후군출혈열과 같이 들이나 야산의 습기 있는 논이나 수풀에 서식하는 쥐가 매개동물이다.

들쥐 배설물이나 이로 오염된 흙, 물에 피부나 점막이 접촉해 균이 혈액을 따라 퍼지면서 여러 내부 장기의 혈관염을 일으키는 이 질환은 감염된 후 7~12일이 지나면 열과 함께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심한 독감으로 오인하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는 열이 떨어지는데도 눈이 충혈 되고, 간과 비장이 커지면서 피부 발진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폐출혈로 피가 섞인 가래나 객혈을 하며, 호흡곤란과 함께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을철 감염질환은 대부분 들쥐에 의해 옮겨지는 만큼 야외 활동시에는 피부노출을 최소화하고 가능한 산이나 풀밭에 앉거나 눕는 것을 피해야 한다"면서 "특히 야외 활동 후 이전에 앓았던 감기에 비해 심한 고열과 근육통이 지속되고 피부에 발진 등이 보이면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