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심상찮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의 국내외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증시가 당분간 조정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 펀드 투자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펀드 시장 전문가들은 전체적으로는 현금 비중을 높이라고 주문하면서도 섣부른 펀드 환매는 손실을 확정시키는 격이라며 환매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또 이런 때일수록 분산 투자 원칙을 지켜 나갈 것을 주문했다.
[Fund] 전문가가 권하는 약세장 펀드투자 전략 ‥ 해외시장 비중 30%까지 낮춰라
◆국내 비중 높이고,배당주 관심

주요 증권사 자산전략연구소들은 최근 국내 펀드 비중을 속속 높이는 분위기다. 글로벌 증시가 단기 방향성을 점치기 힘든 상황인 만큼 보다 익숙한 국내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펀드 전략으로 국내 상품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해외는 핵심 국가 위주로 압축하되 자원 부국과 자원 소비국으로 분산하고,서두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분할 투자할 것을 권했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팀장은 "내년 이후 해외 펀드 비과세 혜택이 끝날 것으로 보여 장기 투자하는 펀드 특성상 해외 펀드 비중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6 대 4 정도인 국내와 해외 상품 비중을 6.5 대 3.5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성장형 펀드의 비중을 가치형보다 소폭 높게 유지하는 게 좋다는 지적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절반 이상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주에 투자하는 펀드에 넣을 것을 권했다. 하나대투증권은 가치주보다는 배당형 펀드를 추천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분석팀장은 "증시가 하락할 때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는 하방 경직성이 강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전했다.
[Fund] 전문가가 권하는 약세장 펀드투자 전략 ‥ 해외시장 비중 30%까지 낮춰라
◆시스템ㆍ저등급 채권형 주목

증시 조정에 강한 펀드는 단연 시스템 펀드가 꼽히고 있다. 시스템 펀드는 설정 시점에서 일정 비율의 주식을 매수한 후 주가가 오르면 자동으로 시점을 나눠 순차적으로 매도하고,주가가 내리면 여러 번 나눠 매수하는 펀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설정액 50억원 이상의 국내 주식형 시스템 펀드 87개 중(파생상품 펀드 제외) 최근 한 달 수익률(지난 21일 기준)이 마이너스인 펀드는 한 개도 없었다. 특히 올해 1월에 설정된 '동부델타-프리베주식혼합9'의 경우 한 달간 3.07%의 수익을 내며,시스템 펀드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이 펀드는 설정액의 70% 이상을 대형주에 넣고,나머지는 현금으로 보유한다.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시스템 펀드의 수익률은 더 높은 편이다. 다만 위험성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펀드 선택을 잘 해야 한다는 얘기다. '미래에셋맵스챌린저RCF파생상품1'의 경우 한 달간 9.06%의 수익을 냈지만,'SH커머더티인덱스플러스A'는 같은 기간 11.39%의 손실을 기록했다.

신용등급 'BBB-' 안팎의 저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도 주요 펀드들의 높은 손실폭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어 증시 조정기에 대안 투자처로 관심이다. 아이자산운용의 '아이테일러채권3C-1'의 1년 수익률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6.59%에 달한다.

같은 기간 채권형 펀드(3.65%)와 주식형 펀드(-9.01%)의 평균 수익률을 크게 상회한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