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화재가 발생해 이를 진압하던 소방관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일 오전 5시25분께 서울 은평구 대조동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화재로 건물 일부가 무너지면서 조기현 소방장(45) 등 소방관 3명이 건물 더미에 깔려 숨졌다.

숨진 소방관은 조 소방장과 김규재 소방장(41),변재우 소방사(34)로 모두 은평소방서 녹번119안전센터 소속이다.

이들은 연기가 나고 있다는 시민의 제보를 받고 5시30분께 현장에 도착해 먼저 건물 안에 들어가 인명 피해를 살피며 화재를 진압하다가 건물 일부가 갑자기 내려 앉으면서 변을 당했다.

불이 난 건물은 1992년 11월 완공해 1999년 7월 증축한 것으로 화재로 무너진 천장은 패널 사이에 스티로폼을 끼워 넣은 취약한 구조의 재질이었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불길은 3층 건물 가운데 2층과 3층,1000여㎡를 태우고 1시간30여분 만에 잡혔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건물 자체가 약한 구조여서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불은 2층 나이트클럽 무대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부근에서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경찰과 소방 당국은 방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또 건물 관리가 부실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숨진 소방관들의 시신은 신촌 세브란스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