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호가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인 온두라스와 한 비행기를 타고 상하이로 이동한다.

적과 동행을 하게 됐지만 그래도 좋다.

한국과 온두라스는 중국 친황다오에서 조별리그 1, 2차전을 치른 후 상하이로 옮겨 13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간) 상하이스타디움에서 8강 진출 여부를 결정할 마지막 일전을 벌인다.

축구협회는 10일 "대회 조직위원회가 친황다오에서 상하이로 이동하는 전세기편을 마련해줘 온두라스 대표팀과 함께 이를 이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애초 한국 대표팀은 10일 이탈리아와 2차전 뒤 11일 오전 버스로 톈진까지 이동해 11시55분 출발하는 비행기편으로 상하이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친황다오에서는 월요일 출발하는 비행기편이 없어 부득이 톈진까지는 왔던 길을 되짚어가야 했다.

하지만 선수단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톈진 항에서 버스로 친황다오까지 이동할 때 공안 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달리고도 4시간이나 걸렸다.

예상보다 이동 시간이 길어져 결국 당일 오후 훈련도 취소하고 선수들은 숙소 내에서 가벼운 스트레칭과 러닝 등으로 몸을 풀어야 했다.

톈진으로 돌아가는 일은 더욱 막막했다.

오전 11시55분 비행기를 타려면 늦어도 친황다오에서는 오전 6시 이전에 출발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전날 늦게까지 혈전을 치르고 다시 새벽에 일어나 움직여야 하는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걱정이었다.

선수단 짐을 꾸려야 하는 스태프들은 밤을 꼬박 새워야 할 판이었다.

전세기가 마련은 이 같은 고민을 일거에 날려줬다.

게다가 애초 전세기 탑승을 경기장 출입인가증인 AD카드가 있는 인원(선수 18명+스태프 4명)으로 제한했던 조직위는 협회의 요청으로 팀 숙소에서 함께 묵는 관계자들의 동행을 허락했다.

11일 오후 3시40분 상하이스타디움에서 박성화 한국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이어 20분 뒤 질베르토 이어우드 온두라스 감독이 출사표를 던진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조직위가 기자회견 일정을 고려해 선수단 이동 수단을 사전에 준비한 것 같다"면서 "비록 한 비행기로 움직이긴 해도 한국과 온두라스 양 팀 모두에게는 잘 된 일"이라고 말했다.

(친황다오=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