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이 4년 전 아테네올림픽 준우승 아쉬움을 털고 꼭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선수가 아니라 방송사 해설자로 마이크를 잡았지만 후배들을 힘껏 응원할께요"

여자핸드볼 임오경(37) 서울시청 감독은 8일 베이징 특유의 후텁지근한 날씨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2008 베이징올림픽 핸드볼 경기가 열릴 올림픽스포츠센터를 둘러봤다.

임오경 감독에게는 4년 전 `신화의 땅' 아테네에서 연장 접전을 펼친 덴마크에 36-38로 져 아깝게 금메달을 내줬던 아쉬움이 남아 있다.

당시 선수로 투혼의 은메달을 합작했던 임 감독은 14년 동안 선수 겸 감독으로 활동한 일본 히로시마 메이플레즈를 뒤로 하고 지난 7월 서울시청 사령탑을 맡으면서 국내로 돌아왔다.

임 감독은 아테네올림픽 때 진한 감동을 그린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실제 주인공이기에 이번 베이징에서 금메달 사냥에 재도전하는 후배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그는 "(오)성옥이와 (허)순영이는 아테네에서 함께 땀과 눈물을 흘렸던 사이라 가끔 나도 선수로 뛰었으면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해요.

이번에는 꼭 우승해서 `금빛 우생순'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라며 후배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MBC TV `무한도전' 녹화차 베이징을 찾는 개그맨 유재석과 함께 중계석에 앉는 그는 그러나 "선수들 세대교체를 서두르지 못한 건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지적한 뒤 "여자는 첫 판에 맞붙는 강호 러시아와 경기 결과가 메달 판도를 예측할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로 짜인 양궁 해설자들도 눈길을 끈다.

SBS는 1996년 애틀랜타대회 2관왕 김경욱, MBC는 금메달 4개(1988년 2관왕, 1992.2000년 단체전 우승)를 수확한 김수녕, KBS는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 단체전 우승 주역인 이은경이 마이크를 잡는다.

특히 애틀랜타대회 퍼펙트 골드의 주인공인 김경욱은 둘째를 임신해 만삭의 몸으로 중계석을 지키는 투혼(?)을 발휘한다.

탁구에서 KBS 해설자로 나서는 안재형 전 대한항공 감독도 베이징대회는 의미가 남다르다.

1988년 서울대회 때 유남규와 호흡을 맞춘 남자복식에서 동메달을 딴 안재형은 이듬해 미수교국이던 중국의 자오즈민과 국경과 언어를 초월한 사랑 끝에 결혼해 화제가 됐다.

중국어를 능통하게 하는 안재형은 만리장성 허물기에 나설 후배들의 경기를 해설하고 특히 준결승부터는 원조 한.중 핑퐁커플인 아내 자오즈민과 공동 해설을 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올림픽 2연패 시도가 좌절된 아테네 대회 남자 유도 73㎏급 우승자 이원희(한국마사회)는 KBS 보조 해설자로 깜짝 등장한다.

또 역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동문(배드민턴)과 전병관(역도), 김광선(복싱.이상 KBS), 장지원(태권도), 방수현(배드민턴.이상 MBC), 심권호(레슬링), 황영조(마라톤.이상 SBS)도 뜨거운 장외 입심 대결을 벌인다.

(베이징=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