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파고가 높았던 중국-대만 양안 관계가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해빙기를 지나 밀월 관계로 접어들고 있다.

양안은 올림픽에서 공동으로 영광을 누리자는 인식을 공유, 정치.외교적으로 휴식기에 들어갔다.

대만의 국제무역법전문가인 뤄창파(羅昌發)와 중국인 장위칭(張余慶)은 지난 1일 동시에 세계무역기구(WTO) 보조.평형위원회 위원이 됐다.

양안은 WTO에 동시 가입한 후 지난 6년간 사사건건 대립해오다 화합으로 방향을 바꿨다.

외교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셈이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올림픽 기간인 오는 12일부터 19일까지 중남미 국가들을 순방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를 통과한다.

그는 그러나 전세기를 타지 않고 이목을 끌지 않는 방문을 추진, 중국의 반발이 나오지 않도록 배려했다.

대만 총통의 미국 통과를 놓고 천수이볜(陳水扁) 전 대만 총통때는 양안간에 치열한 외교 공방전이 벌어졌다.

또 대륙이 올림픽을 치르는 동안 대만의 국회인 입법원은 공교롭게도 휴회에 들어간다.

한편 베이징에는 대만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선수 80명, 임원 53명 등 133명으로 구성된 대만 선수단 본진은 59년만에 열린 양안간 주말 직항노선을 운행하는 자국 항공기를 타고 지난 3일 베이징에 도착,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와 베이징 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대만은 개막식에서 원주민이 민속 공연을 하고, 대만인 자원봉사자도 유학생 200명을 포함해 300명이나 된다.

대만은 부분적으론 마치 고향에서 벌어지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기분이다.

올림픽 선수촌에는 대만산 과일 10t이 공급된다.

베이징 시민들은 대만 야구팀 응원 준비를 하고 있고, 베이징올림픽을 취재하는 대만 보도진도 200명이나 된다.

양안간 밀월 관계에는 중국 측의 호의가 크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하는 대만 선수단의 중국어 공식 명칭을 '중화 타이베이(中華臺北)'라고 규정, 호칭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중국은 영어로 `Chinese Taipei'인 대만 선수단의 중국어 명칭을 놓고 대만이 마치 중국의 한 부분임을 시사하는 듯한 '중국 타이베이(中國臺北)'를 고집, '중화 타이베이'를 주장한 대만과 갈등을 빚어왔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