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호가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렀다.

올림픽대표팀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 친선경기에서 전반 24분 신영록(수원)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7일 소집 후 치른 과테말라(2-1 승), 코트디부아르(2-1 승)에 이어 마지막 평가전 상대 호주마저 제압하며 올림픽 본선 무대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다.

호주전에서는 공격진의 움직임이 좋았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수비 라인이 또 다시 허점을 드러내 과제도 남겼다.

◇박주영-신영록 투톱, 가능성 확인
박성화 대표팀 감독은 이근호(대구)의 부상으로 이날 4-4-2 포메이션의 최전방 투톱에 박주영(서울)과 신영록을 선발로 내세웠다.

보통 박주영-이근호 조합에서는 이근호가 측면으로 자주 빠져나가고 박주영이 중앙을 지키며 공격을 전개했다.

반면 박주영-신영록 조합에서는 박주영이 측면으로 활발히 움직이며 수비벽을 흔들었고, 신영록이 주로 중앙에서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이근호와 신영록 모두 상대 수비를 헤집고 파고드는 스타일이지만 이근호는 민첩성, 신영록은 몸싸움과 파워 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박주영-이근호 투톱에 대한 박 감독에 신뢰가 두터운 가운데 박주영과 신영록의 역할 분담이나 호흡도 괜찮았다.

비록 신영록이 감각적인 슈팅으로 결승골을 뽑아낸 반면 박주영은 골맛을 보지 못했지만 드리블하며 때리는 슈팅 감각이나 동료를 활용한 플레이, 상대 뒷 공간을 파고 들어가 기회를 잡는 움직임 등에서 박주영의 부활 가능성은 충분히 엿보였다.

공격 라인이 추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지만 전반적으로 템포 조절 등 경기 운영 능력도 나아졌다고 평가할 만하다.

조영증 대한축구협회 기술교육국장은 "지난 27일 코트디부아르전에서는 걱정스러울 정도로 너무 빠르게만 상대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오늘은 리듬을 잘 탔다"고 밝혔다.

◇휘청거린 수비라인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코트디부아르전과 비교할 때 변화가 컸던 곳은 수비다.

주장인 중앙수비수 김진규(서울)와 왼쪽 풀백 김동진(제니트)은 그대로 나왔지만 강민수(전북) 대신 김근환(경희대), 신광훈(전북) 대신 김창수(부산)가 선발 출전했다.

비록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지만 박성화호의 수비 라인은 위태로웠다.

마무리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하고 골운마저 따르지 않았을 뿐이지 결정적 득점 기회는 호주에도 적지 않았다.

강영철 기술위원은 "수비가 대인방어에만 신경 쓰느라 공이 오는 길목을 읽지 못했다.

수비라인을 다소 올려 운용한 측면이 있는데 상대 공격시 뒷공간에 대한 대처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조영증 국장은 특히 전반 19분 골문으로 파고드는 상대 공격수는 저지하지 못한 채 오프사이드를 주장하고, 부심에게 달려가 항의까지 하다 경고를 받은 김진규에 대해 "팀을 망치는 일이다.

수비는 안전이 우선이다.

팀의 리더로서 대처를 잘못했다"고 나무랐다.

상대가 좌.우로 침투 패스를 찔러주고, 위협적인 크로스와 중거리슛을 마음 놓고 시도할 있도록 방치한 미드필더진 역시 이날 수비 불안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