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물가상승과 경기침체를 유발하고 있는 고유가 지속 현상이 향후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00∼120달러대에서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 정구현 소장은 24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제33회 제주포럼'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와 이같이 전망하고 "유가가 이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우리 경제도 버틸만하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두바이유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하면 본격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겠지만 그 이전에 세계 경제가 버티지 못하고 원유 수요가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그런 수준까지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반복되고 미국 주택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미국과 유럽 경제가 2년간 2%의 저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세계경제는 2010년부터 회복국면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소장은 이 같은 경제상황이 주는 영향을 잘 살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고 기업들에게 주문했다.

그는 "유가 폭등으로 매출감소와 원가압박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원가상승을 판매가에 반영할 시장 교섭력이 있는지 등을 기업들이 자가진단해 봐야 한다"며 "불황을 버틸 수 있다면 2년 후의 호황에 대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외환위기 때와 달리 기업 체질이 많이 개선돼 있기 때문에 이번 경기침체는 기회일 수 있다"며 "여유가 있다면 아시아 시장의 성장과 고령화, 기후변화협약 등이 거대변수들을 잘 살펴 `공격 경영'을 펼치면 승산이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 기업이 새로 진출할만한 분야로 바이오 산업과 금융, 에너지 자원 등을 꼽았다.

정 소장은 "우리의 IT 산업이 세계적 수준이 된 것은 디지털화라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기업가들은 위기의 시절에 변화를 잘 읽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