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법원경매 시장은 상반기처럼 입찰 경쟁률은 높은 데 비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은 떨어지는 '실속형 경매시장 트렌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매 수요자 입장에서는 경쟁률이 높다고 해서 크게 긴장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일부 물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최초 감정가보다 크게 높지 않은 가격에 응찰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상반기 서울에서 아파트 경매 평균 경쟁률이 10 대 1을 넘은 지역은 노원구(12.6 대 1) 도봉구(12.5 대 1) 중랑구(10.7 대 1) 등 10여곳에 달했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서 팔린 매물들의 평균 낙찰가격은 감정가를 간신히 넘어선 수준에 불과했다. 수요자들이 많으면 낙찰가율이 크게 높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도봉구의 낙찰가는 감정가의 104.3%,중랑구는 104.1%,노원구는 103%로 나타났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13일 "도봉.중랑.노원구 일대는 매각가격 규모가 작은 물건이 많아 3억원 이하의 투자금으로 경매시장 접근이 가능하다"며 "유치권,법정지상권 등 경매 물건에 대한 권리 분석만 꼼꼼히 하면 요즘 같은 경매시장에서는 의외로 쉽게 좋은 물건을 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건별로는 재건축.재개발을 노린 연립.다세대 주택이 상반기에 이어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 주택은 아파트보다 경매물건 수가 적은 게 변수다.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경매시장에 나온 연립.다세대 주택은 2048건으로 아파트(7654건)의 3분의 1도 안 되는 물량이다. 수도권은 전국에 비해서 아파트 대비 연립.다세대 물건 비율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6월의 경우 연립.다세대주택 물건이 740건으로 아파트(1179건)의 62%에 그쳤다.

법원경매 정보업체인 지지옥션의 강은 팀장은 "연립.다세대주택은 재개발 예정지,개발호재 수혜지를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 매매시장에서도 거래가 잘 이뤄져 경매까지 물건이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경매시장에서도 유찰 없이 1차 경매에 바로 낙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경매는 경매 당일 2주 전 대법원 경매정보 홈페이지(www.courtauction.go.kr)에 물건 목록이 나오면서 시작된다. 현장 답사,권리 분석 등 사전 준비를 했더라도 경매 당일 경매 취하나 변경 등으로 일정이 바뀌는 일이 잦기 때문에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경매에선 보증금으로 응찰액의 10%를 현금.수표로 경매입찰 봉투 안에 함께 넣어서 낸다. 낙찰자가 아니면 즉석에서 돌려받는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