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일대가 대규모 복합단지로 재정비된다. 특히 이곳에는 종묘와 남산을 잇는 녹지축과 친수 공간,광장,공연장 등도 함께 조성된다. 다만 서울시는 중구청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초고층 빌딩을 건립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남산 경관 및 인근 문화유산 등과의 부조화를 들어 불허키로 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세운지구 재정비 촉진계획'을 수립했다고 13일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종로구 종로3가동과 중구 입정동 등 세운상가 주변 43만8585㎡의 세운 재정비촉진지구는 모두 6개 촉진구역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재정비사업이 실시된다. 이 가운데 5곳은 도시환경정비사업(민간업체가 재개발),1곳은 도시계획시설사업(서울시가 재개발 시행 주체)으로 각각 추진된다.

이 지역에는 850% 이하의 용적률을 적용받아 건물 연면적 303만7269㎡,최고 높이 22m 내외의 주상복합건물들이 들어서게 된다. 용도별로는 주거용이 149만6526㎡,업무용 92만3593㎡,상가 50만891㎡,문화공공시설 11만6259㎡ 등이다. 지구 내에는 폭 90m,길이 1㎞의 대규모 녹지대를 조성해 종묘와 남산 간 녹지축을 연결하고 청계천 변에는 친수공간도 조성한다.

서울시는 또 도심 공동화 방지는 물론 과도하게 주거시설이 건설되는 것도 동시에 막기 위해 이 지역 건축물의 주거비율을 연면적의 30% 이상,블록별 연면적의 50%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또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보호를 위해 종로의 건축물 높이는 기존 세운상가 높이인 약 55m 이하로 묶을 방침이다.

서울시는 그러나 중구청이 2006년 정동일 구청장 취임 이후 추진해왔던 220층(960m)짜리 건물을 짓는 방안에 대해서는 층고를 다소 완화해 주더라도 200m가 넘는 초고층으로 허가를 내주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층고 완화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며 "하지만 서울 도심의 랜드마크인 남산이 262m인 만큼 200m 이상으로 올려 짓는 것은 이 일대 경관과 역사성을 해칠 우려가 높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번 촉진계획 확정에 따라 앞으로 자치구 주민공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오는 8월 결정 고시한 뒤 구역별로 재정비 촉진사업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