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가 늘면서 주택건설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지만 수요자 입장에서는 그리 나쁘지는 않다. 아파트를 선택할 폭도 넓어지고 분양 조건이 점점 좋아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예비 수요자들에게 '피서 간다'는 생각으로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게 나오는 모델하우스 산책에 나서 볼 것을 권유했다. 미분양 아파트를 고르는 요령은 남들이 좋아할 만한 아파트를 사는 것이다. 유망 택지지구나 개발 호재 수혜지역 물량,그리고 랜드마크급 주상복합아파트 등이 포함된다. 실수요자라면 분양조건이 좋은 아파트에 눈길을 둬도 좋다.

◆택지지구 아파트

택지지구 아파트 가운데는 눈에 띄는 곳은 대구 서남부신도시 물량이다. 엘드건설은 '수목토' 아파트 1260가구를 112㎡ 단일 주택형으로 공급한다. 도안공원과 갑천이 가까워 여가활동을 즐기기에 좋다.

삼호는 경남 김해시 장유면 율하지구 11블록에 'e-편한세상' 109㎡ 585가구를 분양 중이다. 율하지구는 부산과 창원을 잇는 경남의 허브신도시로 발전될 전망이다. e-편한세상은 현재 추진 중인 율하2지구와 경계에 들어선다. 경남기업은 전남 무안군 삼향면 남악신도시에서 '경남아너스빌(488가구)' 잔여 물량을 팔고 있다. 남악신도시에는 전남도청이 들어서 행정도시 기능을 담당한다. 호남선과 서해안고속도로 이용이 쉽다. 목포~광양고속도로,무안~광주 고속도로의 나주~광주구간이 개통됐다.

◆개발호재 아파트

대림산업이 충남 당진군 송악면에서 분양 중인 'e-편한세상' 아파트는 개발 호재로 혜택을 받는 대표적인 곳이다. 이 아파트는 811가구 규모이며 111~157㎡형으로 구성됐다. 당진은 석문산업단지가 조성될 예정이고 황해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 당진~상주 간 고속도로 가운데 청원~상주 구간이 올해 12월 개통 예정이다. 신도종합건설은 충남 아산시 용화지구에 940가구 규모로 최고 31층 높이의 타워형 아파트 단지를 공급하고 있다. 아산은 황해경제자유구역과 국제화교육특구지정 등 개발 호재가 풍부하다.

신영은 여수 웅천지구에서 2050가구의 대단지 '웅천지웰' 1차분(1084가구) 미분양 물량을 분양하고 있다. 1차분은 83㎡형 150가구와 114~115㎡형 934가구다. 여수는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로 인해 주목을 받고 있다.


◆분양조건 좋은 아파트

입주가 이미 시작됐거나 다가오는 단지는 파격적인 분양 조건을 내세운다. 미분양이 심각한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이들 아파트는 입지나 가격 또는 상품면에서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하지만 수요자 사정에만 맞다면 분양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다. 일부 아파트는 최고 30% 정도 분양가를 할인하고 있어 분양업체들과의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월드건설이 울산 북구 매곡동에 짓는 월드메르디앙 월드시티는 계약금이 2000만~3000만원 수준이지만 중도금 무이자가 70%까지 가능하다. 한국토지신탁의 강원 춘천시 우두동 코아루 아파트는 계약금 1000만원에 중도금 60%가 무이자다. 신동아건설은 충남 홍성군 홍성읍에 파밀리에를 분양하며 계약금 500만원 중도금 60%를 내세웠다. GS건설은 광주광역시 북구 신용동 첨단자이에 대해서 계약금 5% 중도금 60% 무이자 혜택을 준다.

◆주상복합 아파트

주상복합 아파트는 보통 초고층으로 지어져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는 두산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를 선보였다. 두산위브더제니스(1788가구)는 높이가 최고 300m에 이르는 80층짜리 주거건물이다. 해운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고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개최됐던 누리마루,광안대교 등도 볼 수 있다. 해운대 아이파크는 두산위브더제니스 옆에 들어선다.

GS건설은 대전 유성구 봉명동과 울산 남구 달동 등에서 '유성자이'와 '울산센트럴자이' 주상복합 아파트 미분양 물량을 공급 중이다. 신영이 충북 청주시 복대동에 공급하는 지웰시티(2164가구)도 랜드마크급 주거시설로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