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 언제나 방아쇠에 놓여 있다"..美는 긴장감 완화 태도

이란은 9일 이스라엘을 사정권에 둘 수 있는 장거리 탄도 미사일 샤하브-3호 등 미사일 9기를 시험발사한 뒤 수 천기의 미사일이 "발사 대기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공군 소속 호세인 살라미 장군은 이날 "군사훈련과 공허한 심리전술로 우리를 위협하려 드는 적에게 경고한다"면서 "우리의 손은 언제나 방아쇠에 놓여 있고 미사일을 발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란의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를 즉각 비난하면서도 군사적 대응보다는 외교적 해결책에 치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0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이란의 미사일 발사가 군사적 대치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군사적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은 또 "미국 정부는 외교적ㆍ경제적 접근법을 통해 이란의 정책을 변화시키려는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윌리엄 번즈 미 국무부 정무차관도 이날 미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는 군사력을 협상테이블에 올라와 있는 해결방안 중 하나로 보고 있지만 마지막 수단"이라면서 "우리는 모든 외교적 가능성을 소진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대선 주자들은 이란의 미사일 발사를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9일 성명을 통해 "이번 미사일 발사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포함한 주변국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도 "이란의 미사일 발사는 이란 핵 프로그램의 위협이 실질적이고 심상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정묘정 기자 m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