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인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상대를 공격하는 TV 광고를 시작하는 등 네거티브 광고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선공을 시작한 측은 공화당.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지난주말부터 오바마 후보가 고유가와 기후변화 문제에 관해 새로운 해결책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광고를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중서부 주에서 방영하기 시작했다.

이에 맞서 오바마 후보는 에너지 문제에 관한한 오히려 매케인이 문제라고 반박하는 맞대응 광고를 공화당이 광고를 낸 중서부에 내보낼 방침이다.

30초짜리 이 광고는 오바마가 대선 본선들어 처음하는 네거티브 광고로 두 후보간 광고전이 조기에 점화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오바마 후보의 광고는 "유가문제와 관련해서는 매케인이 문제"라면서 "매케인과 부시는 앞으로 수년동안 석유 한방울도 생산할 수 없는 석유 시추계획을 지지하고 있으며, 매케인은 거대 정유회사에 세제상의 특전을 주려고 하고 있다.

매케인은 부시의 정책을 95% 찬성했다"고 공격하고 있다.

이 광고는 그러면서 "오바마는 에너지 자립을 이루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며 "자동차 연비기준의 상향, 신속한 대체연료 기술 개발, 외국산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책 추진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가구에 대한 1천달러 감세혜택, 실질적인 계획과 새로운 에너지 확보"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광고는 매케인과 부시 대통령이 미국 연근해의 대륙붕 및 알래스카의 북극보호구역에 대한 석유 시추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자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규제를 풀더라도 석유시추가 이뤄지려면 5-7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문가 견해를 반영하고 있다.

또 매케인이 거대 정유회사들에게 세제상의 특전을 줄 것이라는 광고 내용은 매케인 후보가 법인세 인하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점과 관련해 25-35%의 법인세율 인하가 이뤄지면 미국내 5대 정유회사에 연간 38억달러의 세금감면을 주게된다는 민주당 성향의 싱크탱크인 `미국 진보 행동 펀드'라는 단체의 자료를 인용하고 있다.

하지만 2005년 부시 대통령이 추진한 에너지 법안에 대해 매케인은 정유업계에 수십억달러의 세금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반대한 반면, 오바마 후보는 그 법안에 찬성했다.

또 오바마는 광고에서 매케인이 작년에 부시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95% 찬성율을 보였다고 주장했지만 2005년의 경우 찬성율이 77%를 밑돌았던게 사실이다.

이같은 광고 내용이 알려지자 매케인 후보의 터커 바운즈 대변인은 "오바마가 비난 광고전을 시작한 것은 오바마가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약속을 오늘부로 폐기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운즈 대변인은 특히 "오바마는 부시-체니법안에 대해 찬성했다.

그는 현재 거대 정유회사를 공격하고 있지만 몇년전에는 이들 회사에 세금감면 혜택을 주는 방안에 찬성했다"고 꼬집은 뒤 "이제 오바마는 자신이 틀에박힌 정치인이 아니라는 위선의 가면을 벗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케인 진영은 대변인 논평을 통한 반박과 함께 8일부터는 오바마 후보가 강조하는 `희망'과 화려한 말들을 꼬집으면서 매케인의 베트남 전쟁영웅 이미지와 조국애를 대비시키는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 광고는 북 베트남에서 해군 조종사로 복무도중 격추돼 전쟁포로로 투옥된 매케인 모습과 같은해인 1967년 미국의 반(反) 문화운동을 상징하는 `섬머 오브 러브'를 대비시키고 있다.

광고는 반전시위를 벌이는 젊은이와 히피 커플의 키스장면을 비추면서 "불확실성과 희망, 변화, 섬머 오브 러브의 시대가 있었다"는 코멘트를 전한 뒤 갑자기 화면을 전환해 과녁속에 들어온 전투기 장면에 이어 조종사 복장의 매케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내레이터는 "지구 반대편에는 또 다른 종류의 사랑이 있었다.

조국, 매케인, 격추, 전기 고문"등을 읊조린다.

광고는 이어 매케인의 정치 경력을 군 조종사로서 했던 국가를 위한 봉사의 연장으로 묘사한 뒤 초선 상원의원인 오바마의 열변과 매케인의 신중하면서도 강경한 모습을 대비시킨다.

마지막으로 오바마의 선거전 핵심 주제인 `희망'이란 단어를 부각시키면서 "매케인은 우리가 듣기를 희망하는 것들을 늘 약속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한 뒤 "그러나 화려한 말들이 우리 생활을 나아지도록 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과 정치 보다 조국과 국민을 우선시해온 사람만이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다"며 매케인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매케인 진영은 이 광고를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핵심 주에서 방영하고, 케이블 TV를 통해서는 미국 전역에서 방영할 예정이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