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지난 3일 박희태 대표 체제를 출범(出帆)시킨 데 이어,민주당도 어제 전당대회를 열고 정세균 대표를 선출,새 지도부를 구성했다.

18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지 한 달이 넘도록 의장 선출도 못한 헌정사상 초유의 장기 정치공백을 빚어온 여야가 새로운 지도체제를 갖춘 것이다.

그런 만큼 이제 여야 정치권은 국민에게 실망만 주어온 거리정치를 끝내고 당장 국회를 열어 어수선하기 짝이 없는 시국 수습에 앞장서지 않으면 안된다.

무엇보다 여당인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는 지금이 비상한 상황이라는 점부터 자각해야 한다.

이명박정부 출범 100여일 만에 대통령 지지도는 20%대로,50%까지 올랐던 당지지율은 30%대로 떨어졌다.

정부와 여당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지경이라는 얘기다.

대통령과의 관계나 행정부와의 공조문제,야당과 정치복원 등 여러 측면에서 지도부의 역할과 책임이 정말로 막중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 지도부도 돌아볼 점이 많다.

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고 여당 지지도가 급락한 와중에도 야당 지지도가 올라가지 않고 있는 것은 무엇을 말하겠는가.

국회를 뒤로 하고 촛불집회에 편승해 정치적 이익을 거두려 했지만 여전히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민주당이 제1야당으로서 즉각 자기자리인 국회로 돌아가 국정의 한축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이유인 것이다.

지금 양당 새 지도부의 최우선 과제는 쇠고기 문제로 경색된 정국을 하루빨리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당장 오늘이라도 국회를 열어 의장부터 뽑고 원구성도 해야 한다.

이것만이 정치권이 공멸을 면하는 길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현안도 산적해 있다.

우선적으로 정부의 고유가ㆍ민생대책들을 세밀하게 검토해 입법지원하고,보완함으로써 고통을 겪고 있는 서민생활을 돌보는데 솔선수범하는 것이 급선무(急先務)다.

국제유가는 150달러를 바로 넘어설 기세이고 금융시장도 불안하다.

여야가 계속해 눈앞의 정파적 이해에 따라 움직이고 국회기능을 마비시키면 모두 공멸하게 된다.

이는 국민 모두에 대한 배신행위이자,민생의 고통만 가중시킬 뿐임을 깊이 명심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