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서도 집값이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서현동과 정자동의 '라이벌' 구도는 마치 대치ㆍ도곡동과 압구정동의 자존심 대결을 연상시킨다.

1980년대를 대표하는 강남의 전통 부촌 압구정동이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왕좌' 자리를 대치ㆍ도곡동 일대에 넘겨준 것처럼,중앙공원 주변에 위치해 분당에서도 가장 집값이 비싼 곳에 속하는 서현동도 1992년 입주를 시작한 이후 줄곧 유지해오던 지역 대표 부촌의 자리를 정자동으로 넘겨준 상황이다.

'서현동 대 정자동'의 라이벌 구도가 '대치ㆍ도곡 대 압구정동'과 다른 점이 있다면,분당의 경우 아직까지는 교육 인프라가 서현동 주변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자동 일대의 교육환경도 뛰어난 게 사실이지만,상업지구라는 특성상 유명 학원들이 진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높은 임대료 수준을 감당하기 힘들어서다.

서울 접근성의 경우 아직까지는 서현동이 정자동보다 우위에 있다.

분당과 지하철 2호선 강남역 명동 일대 등을 이어주는 직행좌석은 거의 모두 서현동 일대를 지난다.

지하철 역시 정자동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백궁역은 파크뷰를 기준으로 걸어서 15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서현역을 걸어서 5분 이내에 이용할 수 있는 서현동보다 불편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서울 강남을 20~30분 내에 갈 수 있는 신분당선 정자역이 2010년에 정자동 주변에 들어서면 사정은 달라질 전망이다.

이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정자역 개통을 정자동 일대 집값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줄 최고의 호재로 보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