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증시가 어떻게 될까요? 전략을 어떻게 짜면 좋을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 2일 증시가 급락하자 서둘러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그는 한숨을 푹 쉬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국내 증시를 옥죄고 있는 악재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국제유가와 물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각국 중앙은행 긴축 가능성, 미국 신용위기 등 하루이틀새 해결될 문제들이 아니어서 어느 때보다 시장진단이 어려운 모양이다.

뚜렷한 호재도 없다. 다음 주부터 시작될 국내 기업실적에 희망을 걸어보지만 예상보다 낮거나 이미 시장에 반영됐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남아 있다.

이렇듯 불투명한 시장 상황이 지속되면서 애널리스트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단기 저점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3일 한양증권은 "펀더멘털과 수급동향 모두 바닥을 예측하고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고 밝혔다.

ECB의 금리결정으로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되고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연속성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것.

한양 임동락 연구원은 "저가 매수에 동참하더라도 기대수익률을 낮춰 잡고 단기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국내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다"며 "국제 유가 급락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은 저점을 예단한 적극적인 전략보다 바닥을 확인하고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반대의 의견도 나온다.

우리투자증권은 역발상의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이 증권사 권양일 연구원은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이라는 악재에 대한 반응의 크기는 점차적으로 감소할 수 밖에 없다"며 "지수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수하락에 끌려다니는 투자전략보다 지수 반등에 포인트를 두고 낙폭이 과대한 업종 중에서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저점 매수에 나서라고 권했다.

특히 전기전자, 운수장비, 기계업종 등은 이익 모멘텀이 뛰어나 시장 반등시 대폭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나대투증권도 단기저점이 임박했다고 보고 투매에 가담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했으며, 미래에셋증권은 외부 악재를 과대평가하기 보다 10배 이하로 하락한 밸류에이션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증시가 지지부진할 지 뜻밖의 호재를 만나 반등에 성공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증시 방향성을 상승으로 보든 하락으로 점치든 적극적인 매매는 자제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