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구매력기준 11개 품목 비교

수입차·세제·종합비타민…선진국보다 최대 2배 비싸
세탁용 세제의 국내 판매가격이 구매력 지수(PPP.Purchasing Power Parity)로 비교할 때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1.77배에 달하고 수입 종합비타민이 1.70배,수입 자동차는 2.19배 각각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품목별로 3~4개 업체들이 시장을 독.과점하고 높은 유통 마진을 누리는 구조여서 국내 가격이 선진국보다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소비자원은 1일 식료품(밀가루,설탕,식용유) 생활용품(세탁용 세제) 유류(휘발유,등유,경유,LPG) 일반의약품(수입 종합비타민) 내구재(수입 자동차,골프채) 등 11개 품목에 대해 한국과 선진 7개국(G7) 및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을 대상으로 가격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평균 환율(5월13일~6월9일 달러당 1037원)을 기준으로 가격을 단순 비교하는 방식과 구매력 지수(달러당 749원)로 각국 물가 수준을 고려해 비교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구매력 지수란 국가 간 물가 수준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구매력을 동일하게 해 주는 통화 교환 비율이다.

구매력 지수로 비교한 결과 수입 자동차(배기량 2000㏄ 이상)는 국내 가격이 G7 평균에 비해 119.7%나 높았고 휘발유(95.3%) 세탁용 세제(77.3%) 밀가루(52.9%) 식용유(42.4%) 등도 40~90%가량 가격이 높았다.

밀가루는 국내 가격을 100으로 볼 때 일본(78.9) 미국(57.1) 등보다 훨씬 높았고 세탁용 세제(3.5㎏)도 한국이 100일 때 이탈리아는 39.6에 불과해 한국이 2.5배나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세제가 비싼 이유로 CJ라이온,LG생활건강,애경,옥시 등 국내외 4개사의 과점(점유율 97%)에 의한 높은 가격 결정력,원가 부담의 가격 전가 등을 꼽았다.

수입 자동차도 △외제차 선호에 편승한 고가 마케팅 △과다한 유통 마진(가격의 20~45%) △높은 세금(관세 8%,소비세 24.3%) 등이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설탕 밀가루 식용유 종합비타민 등도 사실상 독.과점 시장을 형성,국내외 업체들이 높은 유통 마진을 챙기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내 설탕 시장은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의 시장 점유율이 95%에 이른다.

박명희 소비자원 원장은 "유통시장 경쟁 촉진,소비행태 개선,세제 합리화 등과 더불어 독.과점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 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