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TV 한경닷컴 한경매거진 등 한국경제미디어그룹이 '전국순회 한경 부동산포럼'을 통해 부동산 독자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갑니다.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제1회 포럼에는 한국경제신문 선정 '베스트 공인중개사' 12명과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한국경제미디어그룹의 부동산담당 기자들이 참석해 반포.잠원.서초.방배지역의 부동산 동향에 대해 심층 분석했습니다.

포럼 내용은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넷매체인 한경닷컴,주간 한경비즈니스,월간 머니 등에 상세히 실리며 한국경제TV(1일 오후 5시30분~6시30분 부동산투데이)를 통해 방송됩니다.

포럼은 연중 개최할 예정이며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선도하는 핵심 권역을 찾아,해당 지역을 집중 진단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반포.잠원.서초.방배지역 아파트를 사려면 내년 상반기까지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가격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급매물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이 처음 개최한 '전국순회 한경 부동산포럼'에 참석한 한경 선정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이 내놓은 조언이다.

이들은 반포.잠원.방배.서초지역의 경우 향후 이 일대의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개발재료가 많아 중장기적으로 유망한 곳이지만,지금은 가격이 크게 뛴 상태여서 서둘러 투자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 했다.

포럼에 패널로 참석한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촛불시위로 입지가 좁아진 현 정부가 섣불리 부동산 규제완화를 추진하기 힘든 데다 대출금리 상승세와 경기위축 등을 감안하면 반포 등 강남권 집값이 오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이 가격이 좀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발호재 많아 강남권 '잠룡'

유준근 중앙공인 대표(반포동)는 "반포동 서울고속터미널 외곽 이전계획과 지하철 9호선 1단계 개통 등이 큰 호재지만 지금은 그 여파가 상당부문 집값에 반영된 상태"라고 말했다.

서초구가 추진 중인 고속터미널 일부 이전계획과 내년으로 예정된 지하철 9호선 1단계(김포공항~반포~논현동) 개통은 주변 한신아파트를 비롯해 반포지역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고속버스터미널 일부 이전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반포 잠원동뿐 아니라 서초.방배동 일대의 집값 판도까지 뒤바꾸는 파괴력을 보일 것으로 참석자들은 기대했다.

이덕원 양지공인 대표(잠원동)는 "서초동에 이미 삼성타운이 조성된 데다 인근 롯데칠성 물류센터도 앞으로 롯데타운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인자 승리공인 대표(방배동)는 "방배동은 국군정보사령부 이전과 낡은 단독 주택단지 재건축이라는 개발 재료가 있어 투자 가치가 높다"고 전했다.

◆매물은 늘고 거래는 줄어

이런 개발호재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집값은 하락세다.

매물은 늘었지만 일부 급매물 말고는 거래도 뜸한 편이다.

포럼 참석자들도 강남구 압구정동이나 대치동과 비교하면 저평가됐지만 아직까지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만큼 '가격 거품'이 빠지지는 않았다는 데 동의했다.

이상훈 태성공인 대표(반포동)는 "반포 주공2.3단지 재건축 아파트 입주가 다가오면서 이 일대 급매물이 크게 늘고 있다"며 "재건축 아파트 분양권과 기존 아파트를 동시에 가지고 있던 1가구2주택자들이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기존 아파트를 서둘러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입주 전에 기존 집을 처분하려는 급매물로 인해 한신 2.4차 아파트의 경우 시세보다 최대 1억원 이상 싸게 나온 물건도 있다"며 내년까지는 급매물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공 2.3단지의 경우 입주 전 분양권 상태에선 주택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GS건설이 짓고 있는 3단지(3410가구.반포자이)는 올해 12월,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 중인 2단지(2447가구)는 내년 3월 입주한다.

김신홍 신한공인 대표(반포동)는 "잠원동 일대는 급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잘 안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는 "비교적 새 아파트여서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잠원동 동아아파트(991가구) 105㎡(32평형,18층)는 작년까지만해도 8억원 중반에서 거래됐지만 최근 7억8000만원에 팔렸다"며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되고 있고 가격도 조금씩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청구아파트 99㎡도 최근 7억3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이 일대 중형 아파트가 8억원 미만으로 내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대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이후 서초구 일대 아파트 매매가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월 서초구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2780만원이었지만 6월엔 2759만원,12월에는 2739만원으로 떨어졌다.

6월 말 현재 2738만원 선을 나타내고 있다.

◆투자는 좀 더 기다려야

투자 시기를 묻는 질문에 대해 "아직은 아니다"는 답변이 우세했다.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공급 물량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기다려보라는 얘기다.

오현숙 공인중개사(서초동)는 "삼성동 아이파크 시세는 3.3㎡당 4000만원 선이지만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는 일부 로열층을 빼면 3.3㎡당 3500만~3800만원 선"이라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 가격은 아직까지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김신홍 대표는 "전반적으로 가격이 내려가는 분위기여서 굳이 지금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매물이 소화가 안된 채 새 매물이 계속 흘러나와 인근 중개업소들이 매물을 많이 갖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는 물론 하반기까지 기다려봐도 좋을 것같다"고 조언했다.

김영복 청솔공인 대표는 "현재는 집값 하락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대표는 "현재와 같은 재건축 규제가 지속된다면 재건축 대상 아파트 단지의 투자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반포 잠원 일대는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조합원 간 이견으로 인한 각종 소송과 다툼으로 일부를 제외하고는 재건축 전망이 불투명하다.

포럼 참석자 설문조사에서도 집값 추가 하락이 예상됐다.

설문응답자 8명 중 5명이 올 하반기에도 반포 잠원 서초 방배 일대 재건축 단지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 것.하반기 들어 집값이 상승세로 전환될 것으로 대답한 사람은 1명뿐이었다.

이건호/정호진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