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지난 5월 정례회의에서 물가전망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4일 공개한 `금통위 5월8일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통화정책기조의 변경은 상황변화를 좀더 지켜본 후에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특히 물가상승률과 물가안정 목표간의 괴리가 확대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책금리를 내릴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돼 경제안정 기반이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위원은 "경기상승세 둔화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성장의 하향 리스크가 커지고 있으나 물가상황이 염려스러운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책금리를 내릴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하고 이는 다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위원은 "최근 경기둔화가 점차 뚜렷해지는 가운데 4.4분기에 물가오름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으나 물가불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 확대되고 있으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국내외 경제상황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위원은 "경기상승세가 본격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경기둔화에 대응한 선제적인 금리정책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은 "국내외 경제상황을 종합할 때 물가의 상향리스크와 성장의 하향 리스크가 모두 커졌으나 국내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물가는 하반기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4월 금통위 이후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강하게 형성된 점을 고려해 이번달에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행 5.00%에서 4.75%로 소폭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른 위원은 "이번달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금과 같은 물가상승률이 상당기간 지속되거나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나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로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5월 금통위 회의에서는 최도성.강명헌 위원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기준금리는 동결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