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시각장애인인 상이군인과 결혼해 40년 간 남편의 손발이 되고 있는 아내가 있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전북 진안군에 사는 김순자(64.여)씨.
김씨는 1966년 군복무 중 불의의 사고로 양쪽 눈을 실명해 의병제대한 박춘식(66)씨를 우연히 만나 연애를 시작했다.

친정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3년 뒤에 박씨와 결혼한 김씨는 남편의 눈이 돼 줘야 했다.

바로 앞에 있는 수저를 찾지 못해 밥을 먹지 못하는 1급 시각장애인 남편은 김씨가 없으면 문 밖으로 나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러나 김씨는 고난의 운명을 희망으로 바꿔냈다.

김씨는 1974년 전주보훈지청의 도움으로 포목상을 시작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삯바느질을 하면서도 자녀 교육에 힘을 쏟았다.

"행실을 잘못하면 국가유공자인 아버지의 명예에 누가 된다"며 자녀에게 엄한 가정교육을 시켰고, 2남1녀의 자녀 모두가 고등교육까지 마쳤다.

김씨가 뒷바라지를 한 것은 남편과 자녀뿐만이 아니었다.

남편을 대신해 지난해 운전면허증을 딴 김씨는 시각장애인인 남편 친구들을 태워주는 일에도 소홀함이 없고 각종 상이군경회 행사 때면 급.배식과 안내 등에 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원불교 봉사단체인 동심회 총무인 김씨는 김장철에는 독거노인과 상이군경회원들에게 김치를 배달하는 등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김씨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전북일보사가 주최하고 전주.익산보훈지청이 후원하는 제34회 전북보훈대상 '중상이자 배우자 부문' 포상을 받았다.

"무엇보다 아무 탈 없이 열심히 살아준 자식들이 고맙다"는 김씨는 "남편이 착실했고 아이들도 기죽지 않고 많은 노력을 해 오늘의 위치에 이르렀을 뿐 내가 한 일은 별로 없다"면서 "앞으로도 가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나라를 위하는 것이라고 여겨 더 열심히 살 것"이라고 말했다.

(진안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sollens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