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즙기 기어의 강도를 높이고 쇳가루 생성을 억제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단의 박재원 박사(사진)팀이 이온가속기를 이용해 질소 또는 탄소이온을 녹즙기 기어에 주입함으로써 녹즙기 기어의 강도를 대폭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질소 또는 탄소 이온에 7만볼트(V)의 전압을 가해 초속 1000㎞ 이상의 속도로 가속시킨 후 회전하는 녹즙기 기어 표면에 균일하게 집어넣었다.

그 결과 최대 12Gpa(기가파스칼)의 강도를 가진 녹즙기 기어를 만들었다.

통상 스테인리스강의 강도는 4~5Gpa이다.

이 기술은 국내 특허 등록을 마쳤으며 매출액의 1%를 받는 조건으로 중소기업인 그린파워캠포에 이전됐다.

이온 처리한 녹즙기 기어로 솔잎 등을 갈아 금속 불순물을 분석한 결과 이온 처리 이전에 비해 즙내 금속 함유량도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해 세계보건기구(WHO) 음용수 기준(크롬의 경우 0.05ppm 이하)을 충족했다.

1994년 녹즙기 쇳가루 파동 이후 녹즙기 제조업체들은 녹즙 안의 금속양을 줄이기 위해 기어와 기어 사이의 간격을 넓히거나 플라스틱 기어 등을 사용했지만 착즙 효율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박재원 박사는 "이온빔이 조사된 기어는 부식성도 개선돼 장기적으로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기어 표면에 형성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