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인터넷을 둘러싸고 휴대전화 업계와 PC업계간 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휴대전화와 PC간 경계가 허물어지자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두 진영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것.

삼성전자 노키아 등 휴대전화 진영은 뛰어난 '이동성'을 바탕으로 PC만큼 뛰어난 성능의 휴대전화를 내놓고 있으며 애플 구글 등 PC 진영은 강력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모바일로 진출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인터넷 관련시장은 올해 3천740억달러에서 2012년 4천730억달러로 연평균 6% 성장하고, 모바일 인터넷용 IT기기도 같은 기간 9천만대에서 2억대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휴대전화는 '손 안의 PC' = 3세대(G)를 지원하는 휴대전화 단말기가 보편화하면서 휴대전화가 PC로 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9일 강력한 PC 기능을 갖춘 '옴니아(OMNIA)'를 공개하며 세계 모바일 인터넷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옴니아는 윈도 모바일 6.1을 채용하고 있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 문서를 편집할 수 있으며 e-메일 서비스, 메신저, 풀 브라우징 지원 등 다양한 PC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제품은 마우스 터치패드 같은 옵티컬 마우스가 하단에 장착돼 있으며 최대 16GB(기가바이트) 대용량의 내장 메모리를 갖추는 등 모양과 성능 측면에서도 작은 노트북 PC를 연상시킨다.

이에 앞서 세계 휴대전화 시장 1위인 노키아는 올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mobile world congress)에서 모바일 인터넷 기능을 강화한 4가지 휴대전화 단말기를 선보였다.

특히 신제품 가운데 '손 안의 PC'로 불리는 'N96'은 유저인터페이스(UI)를 대폭 개선한 것으로, 모바일 인터넷에 손쉽게 접속해 웹 서핑과 커뮤니티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노키아는 아울러 휴대전화에서도 구글의 유튜브(youtube)처럼 파일을 공유할 수 있도록 '쉐어 온 오비(share on ovi)' 서비스를 선보이며 모바일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PC 강자가 모바일 강자' = PC 진영의 대표주자인 애플은 10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월드와이드개발자회의(WWDC)'에서 영상통화가 가능한 3세대(G) 아이폰(iphone)을 공개한다.

3세대 아이폰은 다양한 햅틱(haptic.촉각) 기술을 추가하는 동시에 인터넷 기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맥킨토시'로 유명한 애플은 지난 해 6월 출시와 함께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아이폰을 통해 사실상 모바일 강자로 등극했다.

애플이 PC에 사용하던 운영체제(MAX OS)와 인터넷 브라우저를 모바일용으로 변환해 아이폰에 탑재함으로써 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열어젖힌 만큼 3세대 아이폰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세계 1위 인터넷 검색엔진 보유업체인 구글의 행보는 더욱 파격적이다.

구글은 휴대전화를 만들지 않고 휴대전화를 위한 운영체제(안드로이드)만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즉, 구글은 인터넷 등 다양한 PC의 기능을 갖춘 소프트웨어인 안드로이드를 개발해 배포하고 휴대전화 업체는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휴대전화를 만들어 파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향후 메이저 업체뿐 아니라 중견.중소 휴대전화 업체들도 PC만큼 뛰어난 성능을 갖춘 단말기를 출시하게 돼 시장 경쟁은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컨버전스(융합) 현상으로 휴대전화와 PC간 경계가 사라지고 구글, 애플 등 PC업계가 휴대전화 영역인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특히 모바일 인터넷 시장이 향후 크게 확대될 전망이어서 양 진영간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