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내일 승리 선언, 힐러리 승복 주목

미국 민주당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150여일간에 걸쳐 벌여온 피말리는 대선 후보 경선이 빠르면 3일(미국시간) 오바마의 승리로 막을 내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사상 첫 흑인 미국 대통령 후보의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으며 11월 본선은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오바마간의 사상 첫 흑백대결로 치러질 것이 확실시된다.

힐러리는 그러나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수에서 오바마에게 절대적으로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경선 완주를 다짐하며, 당연직인 슈퍼 대의원 확보에 마지막까지 안간힘을 쏟고 있어 경선 결과에 대한 승복 여부가 주목된다.

오바마는 3일 몬태나와 사우스 다코타에서 마지막 경선이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총 2천73명의 대의원을 얻어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 대의원 2천118명에 45명을 남겨두고 있다고 AP통신은 집계했다.

힐러리는 1천915.5명의 대의원을 얻어 산술적으로 역전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오바마측은 31명의 대의원이 걸린 몬태나와 사우스 다코타 프라이머리 승리가 유력한데다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200명 가량의 슈퍼 대의원들 중 상당수가 3일 경선 레이스 종료에 맞춰 오바마 지지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어 빠르면 이날 중으로 '매직넘버'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는 1월 이후 5개월 넘게 계속된 경선 레이스가 끝나는 3일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에서 집회를 열어 경선 승리를 선언하고, 11월 본선 승리를 겨냥한 선거운동의 막을 올린다.

오바마가 이 집회를 여는 장소는 오는 9월 공화당이 후보지명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곳으로 매케인과의 정면 대결 의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는 2일 미시간주 집회에서 힐러리가 훌륭한 경선 레이스를 펼쳤다고 치켜세우며, 경선이 끝나면 힐러리와 11월 본선 승리를 위해 협력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힐러리는 경선 레이스의 막을 내리는 3일 본거지인 뉴욕 자택에서 참모진과 회의를 가진 뒤 경선 마무리 집회를 개최한다.

힐러리는 2일 사우스 다코타에서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딸 첼시가 참석한 가운데 마지막 경선 유세를 가진뒤 3일 뉴욕으로 이동, 저녁에 집회에 참석한다.

힐러리는 직접 득표에서 오바마를 앞섰으며 매케인과의 본선경쟁력에서도 우위에 있다며 끝까지 경선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으나 몬태나와 사우스 다코타 선거운동이 끝나면 뉴욕 집회는 희망자만 참석하라고 선거운동원들에게 통보, 패배 시인이 임박했다는 관측을 낳았다.

힐러리측은 그러나 오바마 지지 슈퍼 대의원들에게 지지 철회를 촉구하는 등 막바지 득표작업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오바마와 힐러리는 지난 1월 3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3일 몬태나와 사우스 다코타에 이르기까지 5개월여 동안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한 혈투를 벌여왔으나, 이변이 없는 한 경선 레이스는 오바마의 승리로 끝날 게 확실하다.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매케인은 오바마와 대비되는 외교, 경제, 사회 공약을 내세우며 11월 본선을 겨냥한 선거운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매케인은 이날 워싱턴 D.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사실상 `유대인총회'로 불리는 미유대인공공정책위원회(AIPAC) 정책수련회 개막연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유대와 동맹을 특별히 강조하며 미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대인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매케인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이란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주문하고 이란 지도자들과 조건없는 대화를 하겠다는 오바마는 "역사를 심각하게 오해하고 있다"며 오바마의 대(對)이란정책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