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전 37경기에서 129타수 34안타(타율 0.264), 홈런 5방, 25타점을 올린 LG 내야수 최동수(37)가 부상 후 3경기에서 10타수 6안타(0.600), 홈런 4방, 10타점을 쳤다.

지난 달 11일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2군에 내려갔다가 30일 1군에 복귀한 최동수는 마치 다른 사람으로 변신이라도 한 것처럼 사흘 내내 홈런포를 쏴댔다.

개수만 많은 게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씩 터뜨렸고, 최동수에게 홈런을 내준 한화 투수 류현진은 데뷔이후 처음 2군으로 내려갔고 브래드 토마스는 휴식을 요청하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홈런 비거리가 모두 115m를 넘어선걸 보면 좁은 청주구장에서 터진 홈런이라고 폄하하기도 어렵다.

2군에서 최동수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최동수는 2군에 내려간 뒤 일주일간 허리가 너무 아파서 아무것도 만질 수 없을 정도였다.

주사를 5방이나 맞았다.

그래도 2군은 정겨웠다.

무명 시절이 길었던 최동수는 재작년까지는 1군에 있는 시간보다 2군에서 땀흘리는 시간이 길었다.

"마음은 편했죠. 거의 1년 반 만에 간 셈이지만 고향처럼 정겹던데요"
하지만 아무리 편해도 2군은 더 이상 최동수가 있을 곳은 아니었다.

최동수는 재작년까지 `나도 언젠가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희망은 알았지만 1군에서 잘 치고 승리했을 때의 희열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어느새 잘 치고 승리했을 때 관중의 환호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비난을 아는 선수가 돼버렸다.

"2군에도 고통은 있는데 희열이 없더라구요"

그 희열을 쫓아 1군에 복귀한 뒤로는 집중력이 그전과 달라졌다는 게 최동수 본인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최동수의 올시즌 목표는 뭘까.

90타점? 20홈런? 아니면 4번 복귀?

최동수는 지난 해 기록한 타율 0.306, 홈런 12개, 58타점보다 더 잘 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나는 김동주나 김태균, 이대호와는 다르다. 아직 평균치가 없고 들쭉날쭉 하다"라며 "하지만 아직도 발전하고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 37세인 베테랑 최동수는 2군에서 고졸 신인의 마음을 배우고 온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