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3년간 계속된 현대건설 맨들의 도전 정신과 고귀한 땀방울이 일궈낸 성과입니다."

이종수 현대건설 사장은 지난달 29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버스로 1시간20분 거리의 사막 한복판에 자리잡은 메사이드 산업단지에서 열린 비료공장 기공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해외수주 600억달러 돌파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 사장은 "1965년 현대건설이 태국의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를 따내면서 우리나라 해외건설 역사가 시작됐다"면서 "물 한 모금과 소금 한 줌으로 섭씨 40~5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을 견디며 일했던 선배 근로자들이 일등공신"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과거 한 때 2만5000~3만명에 달했던 현대 근로자들의 자리를 지금은 900여명의 전문 기술인이 대신하고 있다"며 "현대건설을 비롯한 우리 건설업체의 기술 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의 말처럼 카타르 라스라판에 짓고 있는 GTL 현장은 하루 최대 5800여명의 인력이 투입돼야 하지만 현대건설 직원은 전문 기술인,관리자를 포함해 81명에 불과하다.

이 사장은 "현대건설처럼 플랜트 EPC(설계ㆍ자재구매ㆍ시공) 능력이 최고 수준에 이른 데다 발주처가 원하는 공기(工期)까지 맞출 수 있는 업체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면서 "해외수주가 당분간 계속 늘겠지만 방심할 경우 유럽 일본 등 선진업체와 중국 인도 등 후발업체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는 만큼 기본설계 능력 등 기술 경쟁력 제고에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