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촌 주택시장은 지난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한옥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평균 10% 이상 올랐다.

희소성 가치가 더 높아지고 있는 데다 각종 정비사업으로 생활 여건도 꾸준히 좋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촌의 동쪽에 위치한 원서동 일대 다가구ㆍ다세대 주택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지역은 매물도 많지 않은 곳이어서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재동사거리 인근 가회공인 관계자는 27일 "수리를 마친 한옥은 대지 지분 기준으로 3.3㎡(1평)당 2000만~2500만원 정도 하는데 1년 전보다 300만원 안팎 오른 가격"이라며 "지금은 살 수 있는 주택이 4~5개밖에 없어 거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단순히 계산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로 집을 옮기기 전에 살았던 한옥(333.9㎡)의 경우 한 해 동안 3억원이 오른 셈이다.

주거용이 아니라 갤러리나 공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회동 도로변 한옥은 가격을 산정조차 할 수 없다.

부르는 것이 값이다.

3.3㎡당 5000만~6000만원을 호가한다.

심지어 7000만원에 거래된 사례도 있다.

한 중개업소에 들러 집값이 많이 오른 이유를 묻자 "지역이 계속 좋아진다는데 누가 집을 내놓겠으며 땅값이 어떻게 안 오를 수 있겠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서울시에 따르면 북촌에 남아 있는 한옥은 999가구로 추정된다.

다가구ㆍ다세대 신축이 봇물을 이루면서 가구수가 크게 줄었다.

반면 한옥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오히려 늘어나 공급 부족 현상이 생기고 있다.

수리를 하지 않은 한옥도 지난해 3.3㎡당 1300만~1700만원 선이었지만 지금은 1600만~2000만원은 줘야 한다.

한 중개업자는 "지난해 72㎡짜리 수리 안된 한옥이 3억5000만원에 팔렸지만 지금 사려면 4억원은 줘야 한다"며 전했다.

한옥은 주로 갤러리나 공방을 내려는 사람들이 많이 사고 강남권에서 강북의 세컨드 하우스로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도 제법 있다.

투자 수요도 만만치 않다.

계동공인 관계자는 "투자용으로 구입하는 사람 가운데 집을 비워두는 사례가 많아 그렇지 않아도 한적한 마을이 더 조용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서동에 몰려 있는 다가구ㆍ다세대는 전용면적 85㎡형 주택시세가 2억~2억5000만원 선이다.

작년에 비해 2000만~3000만원 정도 뛰었다.

한성공인 관계자는 "원서동 빌라는 북촌가꾸기 사업의 수혜지라는 것 말고도 서울의 전반적인 현상인 다가구ㆍ다세대 강세 영향을 받고 있다"며 "한옥과 마찬가지로 매물이 적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옥과 달리 다가구ㆍ다세대는 투자용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강남과 도심이 바로 연결되고 문화시설이 많은 것은 장점이지만 병원 학원 등 편의시설이 적어 주택 수요층의 인기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상가시장은 지난해 이후 별다른 움직이 없다.

상가는 2~3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는데 그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삼청동 총리공관 인근 북촌공인 관계자는 "삼청동의 도로변 상가는 3.3㎡당 5000만~7000만원 선에 호가된다"며 "2000만~3000만원짜리 상가가 지난해 급등한 뒤 지금까지 가격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임대료는 도로변 23~25㎡형 점포가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가 150만~200만원 정도이고 이면도로는 절반 수준이다.

몇 해 전부터 상가를 소유하고 있던 사람들은 땅값이 올라 재미를 봤지만 임차인들의 벌이는 시원치 않아 보인다.

가게의 절반 정도가 겨우 현상 유지를 하고 있고 권리금을 준다는 사람이 있으면 가게를 넘기고 싶은 경우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리금은 5000만~1억원 정도다.

재동사거리쪽은 삼청동보다 상가가격이 낮은 3.3㎡당 3000만~4000만원 정도이며 영업 사정은 삼청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