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종목별론 영향..중시 충격 임계점은 120∼130달러

국제유가가 연일 최고가 행진을 하면서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함에 따라 국내 증시 등 글로벌 시장 전반에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시장의 충격은 그렇게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23일 증시 전문가들은 이미 업종, 종목별로는 고유가의 영향을 받고는 있지만 이처럼 시장 전반에 주는 충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은 최근 유가급등이 달러화 약세에 맞물려 나타나고 있어 글로벌 시장이 느끼는 체감 유가는 그렇게 높지 않을 수 있는 데다 조만간 달러화 약세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흐름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평균 유가수준이 120∼130달러를 넘어서면 글로벌 경기둔화를 가속화시키면서 시장에도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유가 연일 최고가에도 증시는 덤덤..업종.종목별로 제한적 영향 =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1.89달러(1.6%) 오른 배럴당 119.37달러에 거래를 마쳐 종가기준으로 7거래일째 최고치 행진을 했다.

특히 WTI는 장중 배럴당 119.90달러까지 치솟으며 120달러에 육박했다.

이처럼 유가가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자 국내외 시장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신용위기와 경제성장 둔화에 시달리고 있는 세계경제의 주름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우려에도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날 다우지수가 0.82% 하락하는 등 뉴욕증시가 일부 고유가의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이날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40분 현재 16.41포인트(0.92%) 오른 1,803.90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일단 이번 고유가 흐름이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결제 통화인 달러화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유가가 오르는 것이어서 글로벌시장이 느끼는 이른바 체감 유가수준은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 달러화는 전날 유로화에 대해 1.60달러에까지 거래되는 등 역대 최저치로 가치가 추락했다.

그러나 유가에 민감한 항공업종이나 정유업종, 한국전력 등에는 이미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 증시 충격 임계점은 배럴당 120∼130 달러 선 추정 = 시장에서는 국제유가의 급등세가 시장 전반에 충격을 가하는 이른바 임계점이 어디가 될 것이냐에 대해 과거 오일쇼크 당시 유가수준과 이후 물가상승 수준을 감안해 볼 때 배럴당 120∼130달러 선이 될 것이란 추정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제 유가가 이 정도 선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경우 기업의 비용증가와 그에 따른 판매단가 인상, 인플레이션 자극 등으로 경기둔화나 침체가 나타나는 악순환이 전개되며 결국 증권시장도 조정을 면키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센터장장은 "유가 임계점은 평균 개념인 만큼 한차례 그 선을 넘었다고 해서 곧바로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심리적은 부담 등으로 인해 시장의 상승을 제한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과거 자료를 바탕으로 기계적인 임계점을 구할 수는 있지만 기술의 발달 등에 따른 열효율성 제고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임계점이 보다 높은 수준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