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고 있는 전셋집을 재계약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부부 모두 안정적인 수입이 있으니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이번 기회에 집을 장만할 것을 권유합니다.

직장과 가까우면서도 개발호재가 많은 마포구가 어떨까 싶습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오는 7월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박기수(가명.32) 정지현(가명.32)씨 부부에게 내집마련을 서두르라고 강조했다.

박씨 부부는 그동안 전세기간을 2년 더 연장할까,차라리 아파트를 구입할까 고민하고 있다가 고 팀장의 조언에 따라 매입 의사를 확실히 하고 집을 보러나섰다.

고준석 팀장이 가장 먼저 추천한 아파트는 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태영 아파트였고 다음으로 동작구 노량진동 신동아리버파크를 제시했다.

고 팀장은 "이들 아파트는 2000가구 안팎의 대단지인데다 주변에 개발호재가 많아 집값이 안정적"이라며 "부부 직장이 모두 서울시청 주변인 점을 감안하면 출퇴근 하기에도 매우 편리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박씨 부부는 서초구 양재동 다세대주택에서 8000만원짜리 전세를 얻어 살고 있다.

맞벌이를 하느라 이번 달에 돌을 맞는 아이를 지방(전북)에 사는 시부모님께 맡겨야 했다.

당분간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출퇴근이 쉽고 편의시설이 넉넉한 지역을 위주로 발품을 팔았다.

박씨 부부가 내집마련에 능동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이유는 자력으로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이 전세금과 금융자산 7000만원을 포함해 1억5000만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억대 단위로 대출받는 것에 겁이 나서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을 찾아보고 나서는 늦을수록 손해라는 생각이 확실해졌다.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는 중소형 아파트값의 강세가 예상외로 심각했던 탓이다.

가장 먼저 찾은 마포태영 아파트도 마찬가지였다.

마포태영은 1999년 12월에 입주를 시작했으며 1992가구 규모다.

아파트 인근 반석공인 관계자는 "82㎡형은 올해만 해도 3억5000만~3억6000만원 정도에 거래됐으나 지난주에 매매된 2건은 3억7000만~3억8000만원에 팔려 연초 대비 2000만원 정도 올랐다"며 "매물도 많지 않아 초강세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씨와 고 팀장이 내부를 살펴본 아파트는 3층으로 3억7000만원에 나왔다.

집주인은 아파트를 내놓은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귀띔했다.

고 팀장은 "마포태영은 지하철 5호선 마포역과 6호선 대흥역이 가까워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고 학교 시설도 제법 잘 갖춰져 젊은 부부들의 관심이 높다"며 "마포구 내 상당지역이 재개발될 것이라는 사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포구는 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설 예정인 용산과도 멀지 않아 후광효과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다음으로 찾은 아파트는 노량진 신동아리버파크다.

이 아파트는 2621가구의 대단지다.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까지 걸어서 5분 거리이며 직장은 마을버스와 전철 1호선(노량진역∼시청역 10분 소요)을 이용하면 된다.

신동아리버파크 일대는 노량진 뉴타운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다만 매매가격은 82㎡형이 3억3000만~3억4000만원 선으로 보합세를 보였다.

상도동 등에서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잇따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포태영보다 집값 마련 부담이 덜해 김씨 부부는 아파트 단지와 주변 편의시설을 꼼꼼히 확인했다.

82㎡형 아파트는 방이 2개 있으며 거실 사이에 미닫이문이 있어 사정에 따라 방을 하나 더 늘릴 수도 있게 설계됐다.

현장을 동행한 고준석 팀장은 "김씨 부부가 청약저축을 50개월 정도 부어왔지만 유망 지역 아파트 당첨권에 들기에는 가입기간이 짧아 내집 마련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며 "정부에서 신혼부부에게 아파트를 특별공급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소득 등 청약조건과 공급지역 등이 확정되지 않아 무작정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조언했다.

부인 정씨는 "노량진 아파트도 마음에 들지만 생활여건 측면에서 마포가 더 끌린다"며 "주택대출에 따른 금융비용을 감안해 되도록 빨리 매입을 추진해야 겠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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