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최근 각 언론 매체들에 중국의 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적극 보도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편파 보도만 일삼는' 서방 언론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올 여름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기 전까지 복수비자 발급이 중단되고,각 국경 초소에서 내주던 초단기 비자도 내주지 않고 있다.

베이징 시내에는 경찰이 부쩍 늘어났다.

이런 일련의 조치들이 갖는 공통점은 단속이다.

티베트 문제 등에 대한 외부적 압력이 거세지는 것에 비례해서 내부적인 단속도 강화되고 있다.

또다른 한편에선 중국의 입장을 정당화시키는 작업도 한창이다.

1951년 달라이 라마가 마오쩌뚱에게 지지를 표명하는 의사를 담았다는 서신을 공개하고,올림픽 기간 중 베이징에 시위광장을 만들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유혈 폭동이 일어난 티베트인이 사는 시짱이나 위구르족이 모여 있는 신장에 중국 정부가 얼마나 많은 투자를 했고,이들 지역이 엄청난 발전을 했다는 기사도 매일 지상에 등장한다.

'통제'와 '선전'이라는 고답적인 방식이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 정부의 이런 노력(?) 덕분인지 중국인들도 티베트 문제와 관련해선 서방 언론에 대해 반감이 심하다.

한 대기업에 다니는 20대의 중국 청년은 사석에서 기자에게 "언론이라면 진실을 말해야 할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 진실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티베트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켰고 한족을 무차별 구타했다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티베트는 원래 중국의 영토였다는 주장도 빼놓지 않았다.

티베트인들의 생각과 고민이 무엇인지를 알고자하는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보면 바람직할지 모르지만,바로 이런 태도가 중국과 외부 세계 간 시각차를 크게 한 원인이다.

봉송되던 성화가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로 파리에서 세 차례나 꺼졌다.

다음 봉송 예정지인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어떤 불상사가 벌어질지 모른다.

이미 현지에선 1500여명의 시위대가 집결해 있다는 소식이다.

중국 정부가 변화된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올림픽 성화의 여정은 더욱 험난해 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