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쌀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식량위기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유엔도 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한 세계의 불안이 커질 것으로 경고하고 나섰다.

7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쌀 가격은 2.4% 오른 100파운드당 21달러에 달해 지난 3일 이후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쌀 값은 1년전에 비해 배로 올랐고 2001년 이후로는 5배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쌀 값이 앞으로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곡물투자를 하고 있는 파피콘의 최고경영자인 롤랜드 잰슨은 쌀 가격이 향후 2년간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인구 중 30억명의 주식인 쌀은 전 세계 식량 수요가 3% 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이 자국 내 공급을 위해 쌀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공급 부족 예상에 가격이 급등세를 보여왔고 이로 인한 식량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식량기구(FAO)는 2일 올해 세계 쌀생산이 지난해에 비해 1.8%(1천200만t)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주요 쌀 생산국들이 자국 식량 수급을 감안해 수출을 전례 없이 강하게 통제하는 상황에서 올해 쌀 수출은 3.5%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유엔도 식량 가격 급등으로 인한 시위가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는 등 국제적 불안이 커질 것을 우려하면서 식량지원을 위한 원조에 시급히 나설 것을 촉구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 조지트 쉬런 사무총장은 이날 "기아의 새로운 국면이 등장하고 있다"면서 "식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싼 가격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식량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현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쉬런 총장은 지난주 식량 폭동으로 4명이 숨진 아이티의 경우를 들어 아이티의 170만명에게 식량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 9천600만달러 중 13%인 1천240만달러 밖에 확보되지 않아 지원에 어려움이 있음을 호소하고 생명을 구하기 위한 추가적인 식량 원조의 실천에 각국이 시급히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WFP에 따르면 밀과 옥수수 및 다른 곡물들의 가격이 지난 6개월간 50% 이상 올랐고, 특히 쌀 가격은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올라 지난 2주간 50%나 급등했다.

이로 인해 식량 폭동이나 시위가 이집트, 아이티, 코트 디부아르, 브르키나 파소 등에서 발생해 곡물가 상승에 따른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국제 식량 가격의 상승을 깊은 우려 속에 주시하고 있다고 미셸 몽타스 유엔 대변인은 이날 밝혔다.

몽타스 대변인은 "지금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우선 긴급한 인도적 차원의 식량 원조에 나서고 이후 식량 증산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