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투자 11조 200억원으로 상향

LG그룹이 내년으로 예정했던 투자 계획의 일부를 앞당겨 집행,올해 전체 계열사 투자규모를 11조2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올초 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놨던 투자액(10조7000억원)보다 5000억원 확대키로 한 것이다.

이로써 LG의 올해 그룹 총 투자는 지난해(7조7000억원)보다 45%나 급증하게 됐다.

LG 관계자는 7일 "정부가 기업 규제를 대폭 완화키로 하는 구체적 일정을 내놓음에 따라 규제완화 효과를 선점하기 위해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며 "국내외 경영환경은 아직 불투명하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생산혁신과 연구개발(R&D),마케팅 등 역량 강화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라"며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새로운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달라"고 계열사 CEO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의 연초 주문이 계열사들이 투자계획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해 실적이 좋아 자금 동원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것도 투자를 과감히 늘릴 수 있는 요인의 하나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11조2000억원 가운데 시설 투자는 지난해보다 61% 늘어난 8조2000억원이며,R&D 투자는 11% 늘어난 3조원이다.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계열사는 LG디스플레이로 지난해보다 3배 늘어난 3조원을 투자한다.

지난달 신성이엔지에이디피엔지니어링,탑엔지니어링 등 8개 LCD 장비 업체들과 약 1300억원에 달하는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8세대 TFT-LCD(박막 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 생산라인 구축 작업에 돌입했다.

8세대 라인의 첫 가동 시기는 당초 계획보다 3개월가량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도 서울 서초 R&D캠퍼스 조성과 경북 구미 평판TV 생산라인 개.보수 등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2006년 5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서초 R&D캠퍼스는 지하 5층,지상 25층 규모로 지어지며 내년 상반기 중 완공된다.

서초 R&D캠퍼스는 서울지역 기업 연구소 중 가장 규모가 크다.

LG전자는 LCD TV와 PDP TV를 생산하는 경북 구미의 평판 TV라인의 개.보수 등에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LG화학 역시 충북 오창 테크노파크 편광판 라인을 증설하기 위해 장비 발주를 시작했다.

생산 라인 증설공사가 마무리되면 9월부터 이 회사의 편광판 생산량은 연간 6700㎡에서 9100㎡로 늘어나게 된다.

LG그룹은 투자계획을 확대함에 따라 11조원 규모의 신규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을 투자액에서 앞서게 됐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